
태도국 간 협의체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헨리 푸나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피지 수도 수바에서 진행된 한국 취재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개최된 한·태도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지역의 우선순위인 이(일본 오염수) 사안에 대해 협의했다"며 "한·태도국 정상회의 계기에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태도국 정상회의는 오는 29∼30일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다.
정상회의에는 모든 PIF 회원국 정상과 푸나 총장이 초청됐다.
PIF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해 14개 태도국(쿡제도, 미크로네시아연방, 피지, 키리바시, 마셜제도, 나우루, 니우에, 팔라우,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솔로몬제도, 통가, 투발루, 바누아투), 2개 프랑스 자치령(프렌치 폴리네시아, 뉴칼레도니아)을 회원국으로 삼고 있다.
어업, 관광업이 주된 산업인 태도국은 해양 오염에 특히 민감하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마셜제도와 폴리네시아는 미국, 프랑스가 수소탄 등 핵실험을 진행해 큰 피해를 본 지역이라 핵 문제에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다.
PIF는 지난 1월 공개회의를 열어 일본 오염수 방류가 태도국의 경제 기반이자 전 세계 참치의 주요 공급처인 이 지역 어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류 연기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2월 자신과 쿡제도 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났다며 "기시다 총리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방류가 안전하며 해양을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납득할 때까지 방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의의 목표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상호 간 합의와 이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나 사무총장은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오염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마셜제도 인사가 IAEA 모니터링팀에 속해 있다"며 "태도국을 대신해 마셜 제도 인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PIF가 IAEA 모니터링에 대해 모두 동의하거나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푸나 사무총장은 최근 태도국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의 장(場)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양국의 외교 경쟁으로 생각하지는 않으며 태도국은 세계 모든 국가와 협의를 환영한다"며 "태도국의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해 협의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과 태도국이 지난 20년간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한·태도국 간 첫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측 관계가 더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규 주피지 대사는 정부가 지난해 공개된 인도·태평양 전략에 태도국의 장기 발전 전략인 '2050 푸른태평양대륙 전략'을 지원한다고 명시하는 등 태도국 지원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사는 "2023 한·태도국 정상회의는 이들 국가와 양자 및 지역 차원의 협력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고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