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이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의 국내 최대 서식지인 서해 백령도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옹진군은 이달 초 백령도 하늬해변 일대 점박이물범 집단 서식지인 물범바위와 연봉바위를 현장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매년 2차례 물범 서식 실태를 조사하는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 6명이 동행했다.

현장을 확인한 옹진군은 하늬해변에 1970∼80년대 설치된 군 방어 시설 '용치龍齒)를 철거하는 방안을 담당 군부대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

철이나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인 용치는 적의 상륙이나 진격을 막기 위해 설치됐으며 용의 이빨처럼 생겼다고 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지역 환경단체는 수년 전부터 해변에 설치된 용치를 철거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시설 소유·관리 주체가 군부대여서 임의로 정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용치가 설치되기 전에는 주로 바다에 있는 바위 일대에만 머물던 물범들이 해변까지도 나오는 모습이 관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은 또 마을 어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물범 서식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옹진군은 백령도 서식 물범의 어류 섭취량이 많아 어업에 지장을 미친다는 일부 어민의 의견을 고려해 마을 협의체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전반적인 서식 실태 조사나 관리는 정부 관할이지만 지자체 차원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환경 보존 방안을 찾고 있다"며 "물범 관찰 전망대 조성 등 관광 활성화 사업과 함께 보존 대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령도 하늬해변 일대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이곳 백령도 해역에는 지난해 기준 300마리가량의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26마리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15년 넘게 백령도 해역에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