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마약' 펜타닐 남용 책임 관련 "악의적 정치 캠페인 거부"
멕시코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마약 펜타닐 남용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멕시코로 돌리며 '멕시코 때리기' 캠페인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 나라(미국) 정치인들은 분명히 펜타닐 문제를 놓고 우리를 붙들고 늘어질 것"이라며 "악의적 주장은 분명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 대선 유세 과정에서 주요 후보들이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를 논쟁 주제로 삼았다고 언급하면서, 이번엔 펜타닐을 도마 위에 올릴 것이라고 짚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상황을 "미국이 멕시코를 피냐타로 잡아두려 한다"고 표현했다.

피냐타는 종이나 천으로 만들어진 인형으로, 이 안에 선물을 넣어 둔다.

멕시코와 중남미, 미국 남부 지역에서는 생일이나 축제 때 피냐타 인형을 막대기로 두드려 터트린 뒤, 아래로 쏟아진 과자나 장난감 등을 가져가는 놀이를 즐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에선 상대방과의) 정치적 이념 차를 드러내기 위해 주로 그러는 것 같은데, 이는 단지 그냥 눈에 짚이는 데로 사물을 판단하는 위선적인 방법"이라고 힐난했다.

펜타닐 남용을 지역적 문제가 아닌 팬데믹이라고 규정하는 멕시코 정부는 해결책을 자국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펜타닐에 따른 청소년 사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미국의 경우 학교 또는 가정에서의 마약 방지 교육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멕시코 대통령은 "특히 젊은이의 죽음을 초래하는 유해한 약물 같은 매우 민감한 문제와 관련, 진실과는 먼 정치적 소재로 흘러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책임이 멕시코에 있다'는 주장은 "매우 불공평하다"고 거듭 성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