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지도부 때리며 '존재감 키우기'
야권에선 '제3지대론' 또다시 거론
홍준표 대구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에 해악을 끼치든 말든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는 이재명, 전광훈 늪에 빠져 당이야 어찌되던 말던 나만 살면 된다는 여당 지도부. 이러다가 정말 제3지대 당이 탄생하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김 대표를 향해 “소신과 철학이 없다”, “답답하다”고 비판하며 지도부와 각을 세워왔다. ‘5·18 정신 부정’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두고는 “퇴출시켜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그러자 지도부는 13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고, 홍 시장은 “당분간 입닫고 있겠다”고 공언했다. 그랬던 홍 시장이 닷새 만에 ‘제3지대론’을 꺼내며 다시 ‘지도부 비판’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 행보를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머문 만큼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각인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홍 시장은 당 대표 두 번, 경남지사 재선을 거친 거물급 정치인이고, 안 의원은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안 의원의 경우 최근 당안팎에서 '김은혜 홍보수석 분당갑 출마설', '안 의원 부산 차출설’이 불거지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최근 늘어난 무당층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7∼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당층은 14.2%로 전주보다 2.0%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무당층 비율은 31%로 국민의힘 민주당 지지율(32%)과 비슷했다.
다만 아직까진 신당 창당이 성공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여권 관계자는 “구심점이 될 만한 거물급 인사가 참여하더라도 현재 양당 체제 중심의 선거구제 아래에선 제3당이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지도부가 출범한 지 50일가량 흘렀지만 정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 보니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정체된 틈을 틈타 대선주자급 인물들마저 지도부 비판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