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전세 사기 대책 마련을 위한 입법을 본격화한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데 이어 여야의 신속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19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전세 사기 대책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세 사기 대책을 논의했다. 최근 전세 사기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지원책 마련 목소리가 커지자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시도다.

이날 간담회에선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전문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로 '전세 방지·구제 범정부대책기구'를 둬 피해자 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차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고 일정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계류 중인 전세 사기 방지 법안의 입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이 낸 관련 법안으로는 △보증 미가입으로 등록말소된 임대사업자를 규제하는 민간임대특별법 △임대차계약 피해방지기구 의무화 주택임대차보호법 △정보공개 요청권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등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피해 금액을 먼저 보상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특별법도 신속히 제정하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간담회에서 다뤄진 대책은 당론 수준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엉성한 대처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며 "피해 구제를 위해 특단의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간담회를 통해 "깊은 책임감을 갖고 입법 정책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계류된 법안들을 종합 주거 대책으로 묶어 입법 처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0일 국토교통부와 당정협의회를 열어 전세 사기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전세 사기로 인한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이를 위한 당내 TF를 즉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대책 마련을 위한 물꼬가 손쉽게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선제적으로 대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전세 사기는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