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 착수금' 의혹 추궁…아내도 임의동행해 조사
"이경우, 범행 직후 돈 요구"…살인교사 의혹 공범 체포(종합3보)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유모 씨가 구속된 주범 이경우(36)와 범행 직후 두 차례 만난 정황을 경찰이 확보했다.

이경우는 유씨와 그의 아내 황모 씨에게 범행 이전 4천만원을 받았고 범행 직후에도 도피자금 명목의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이 이경우에게 A(48)씨 살인을 의뢰한 혐의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5일 유씨를 체포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6분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했다.

오후 4시10분께부터는 유씨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 유씨의 동선과 통신내역 등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유씨가 이경우와 긴밀히 연락하며 만난 단서를 잡고 유씨와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추적해왔다.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경우는 지난달 29일 밤 범행 직후부터 31일 오후 체포되기 전까지 두 차례 유씨를 만나 수천 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유씨 부부는 범행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가운데 500만원은 유씨가 아내 몰래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돈이 납치·살인 착수금 명목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 아내 황씨도 임의동행해 이경우에게 돈을 준 이유, A씨와 관계 등을 캐묻고 있다.

유씨 측은 이 돈이 범행과 무관하게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돈이라는 입장이다.

유씨 부부는 2020년 P 코인에 투자하면서 당시 코인을 홍보하던 A씨를 알게 됐다.

아내 황씨는 이경우와 피해자 A씨가 연루된 공갈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경우 등 P 코인 투자자 18명은 2021년 2월 황씨의 시세조종으로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고 의심해 그가 묵는 호텔에 찾아가 약 1억9천만원 상당의 코인을 빼앗은 혐의로 수사받았다.

경찰은 이경우를 공동공갈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A씨는 불송치했다.

유씨 부부는 공갈 사건 이후 이경우와 최근까지 연락하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다섯 번째 피의자이자 배후 인물로 지목된 유씨가 체포되면서 공범들의 엇갈린 진술로 답보 상태에 빠졌던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찰은 유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이경우 등 A씨 납치·살해 공범들과 관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