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계좌 개설한 뒤 신입생 등록금 받아 전기료 납부
당장 급한 불만 끄고 학교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
재정난에 시달리는 한국국제대학교가 밀린 공과금 일부를 납부하며 단전·단수 사태를 피하게 됐다.

한국국제대는 밀린 3개월 치 전기료 약 1억1천500만원을 완납했다고 31일 밝혔다.

밀린 수도료 1천500만원은 여전히 미납 상태이지만 진주시는 학교라는 특수성과 재학생 피해 방지, 위생 우려 등을 고려해 물을 끊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국제대는 당장 내달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긴 채 수업을 진행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당장 급한 불만 껐을 뿐 아직 미납된 각종 요금만 수억원 수준으로 학교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국제대는 수도료뿐만 아니라 사학연금 6억2천만원, 건강보험 2억4천만원, 국세 5천300만원, 지방세 2천800만원 등이 밀린 상태이다.

다만 당장 불 꺼진 교실에서 수업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최근 학교 명의로 새로 계좌를 개설한 뒤 여기로 신입생 등록금을 받아 전기료를 냈다.

기존 학교 통장 100여개는 퇴직한 교직원들이 체불 임금을 돌려받겠다며 압류 신청을 해 이용하지 못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새로 개설한 계좌도 언제 압류될지 모르고 재정난은 여전하기 때문에 당장 급한 불만 끈 셈이다.

학교 측은 법인인 일선학원 측에 정상화를 위한 경영 의지가 전혀 없다고 판단하고 내주쯤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당장 전기와 물은 들어오더라도 현장 실습 등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학교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니 재학생들 사이에서 온갖 얘기가 돌며 '지금 등록금을 내도 되는 것이냐' 등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법인에서 학교 경영에 손을 뗀 상태라 교직원들은 학교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며 "구조조정이나 타 재단 인수 등 어떤 경로를 거쳐서든 학교가 정상화했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