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추념일을 앞두고 제주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치유하는 '다크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중문동 평화로드는 4·3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중문성당부터 제주국제평화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4.2㎞ 구간의 도보 코스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명 관광지가 모여있는 중문관광단지의 화려함 속에는 4·3의 아픈 상처가 남아있다.
70여년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제주의 역사를 마주하며 한걸음 한걸음 평화와 상생, 치유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중문성당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사당인 신사(神社)가 있던 자리였다.
동시에 4·3 당시 3살 난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71명의 마을주민이 참혹하게 총살된 학살터였다.

인근 천제연폭포 일대 역시 4·3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48년 11월 5일 무장대가 중문 경찰지서를 피습하면서 마을 민가 40여 채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토벌대가 무장대를 쫓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피에는 피….
또다시 참극이 벌어졌다.
토벌대는 인근 주민들을 사상 불순 및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학살했다.
천제연폭포와 자운당골·버리왓·대습이우영·신사터 주변이 그 현장이다.
1949년 1월 4일 이곳에서 중문면 관내 주민 36명이 집단 학살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786명이 희생됐다고 기록돼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 2008년 3월 26일 봄, 4·3 희생자 중문유족회가 천제연폭포와 선임교 사이에 위령비를 세웠다.
이외에 일제강점기 소와 돼지의 도살장으로 사용됐던 곳인 천제연폭포 주차장 일대에서도 4·3 당시 여러 차례 잔인한 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별이 내린 내(川)'란 예쁜 속뜻을 지닌 베릿내오름과 별내린 전망대에서 산책하며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이어 평화로드의 마지막 종착지 제주국제평화센터는 각종 전시자료와 체험을 통해 평화의 섬 제주의 역사와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제주 4·3사건과 다크투어리즘과 관련한 더 많은 이야기는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서 제작한 '4·3 길을 걷다' 최신판 PDF 지도도 내려받을 수 있다.
강영환 제주관광공사 통합디지털플랫폼그룹장은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제주의 4월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며 "공사는 제주 4·3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통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