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개발한 내진 성능을 보유한 건축구조용 전용 강재인 HSA가 적용된 서울대 관정도서관.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개발한 내진 성능을 보유한 건축구조용 전용 강재인 HSA가 적용된 서울대 관정도서관.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한 내진 강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진 설계에 꼭 필요한 내진 강재는 지진 발생 때 인명 피해, 2차 참사 등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앞으로 대형건축물, 공공 이용시설 등에 안전한 내진 강재 적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솔루션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내진설계는 건축물이 지진에 버티며 붕괴하지 않도록 해 인명 손상을 막기 위한 목적의 구조설계를 뜻한다. 내진설계 대상 구조물과 구성 부재는 건축물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강도를 갖춰야 하며 지진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성도 지녀야 한다.

건축물의 구조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철강, 콘크리트, 목재다. 이 중 외부 충격을 가장 잘 흡수하면서 균열이나 파괴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이 철강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과 대만에서는 건축물, 교량 등 구조물의 내진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강구조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설계 기준상 항복비 0.85 이하면 내진용 강재로 분류된다. 항복비는 항복강도를 인장강도로 나눈 값이다. 물체에 힘을 가해 양쪽에서 당길 때 물체의 길이가 늘어나는데, 어느 정도 힘까지는 힘을 놓으면 원래 크기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때의 최대 힘을 항복강도라고 한다. 항복비가 낮을수록 내진성능이 우수하다. 이는 지진 등의 충격으로 건축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해 붕괴하기 전까지 대피 등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SN(Steel New)강은 항복비가 0.8로 내진강의 대명사로 꼽힌다. SN강은 고베 대지진 이후 일본 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강화 및 강재의 용접성 향상을 목적으로 1994년에 제정된 SN 규격을 따르는 강재다. 포스코는 1995년 SN강재 개발 상용화에 성공하고 1999년 KS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포스코의 SN강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 체육관 등 일반 건축물에서부터 대형 공공시설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 공사에 필요한 건설용 후판 7만t을 포스코가 전량 수주했는데, SN강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HSA는 내진 성능을 가진 건축구조용 전용 강재다. 그중 인장강도 600㎫(메가파스칼)과 항복비 0.8을 보증하는 HSA600은 포스코만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건축구조용 일반 강재보다 1.7배 강하고, 중량은 약 30% 가벼워 초고층 건물에 적격이다. 서울대 관정도서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에 등에 적용됐다.

Pos-H는 포스코의 내진강을 절단 후 용접해 만든 맞춤 형강이다. 건축물 안전에 필요한 최적의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RH형강 대비 15~20% 상당의 강재량 절감이 가능하다. 고양 데이터센터, 창원 스타필드 등에 적용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