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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0일, 출근길 시민 중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는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오전 8시께 대구시 수성구 대구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10명 중 9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오전 7시 40분께 대구 3호선 용지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25분간 북구청역까지 이동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범어역에서 만난 김희연(35)씨는 "출근 시간에는 전동차가 꽉 차서 선뜻 마스크를 벗기 꺼려진다"며 "여름 전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닐 생각이다"고 말했다.
오전 7시께 신분당선 성남 판교역에서 수원 광교역으로 향한 열차 내 승객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전동차 한 칸에 탑승한 승객 30여명 가운데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단 2명이었다.
부산도시철도 해운대역을 찾은 시민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열차 한 칸 승객 20여명 가운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1명뿐이었다.
이날 오전 5시 40분께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중앙보훈병원행 열차를 기다리는 12명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역사 내에서 입 아래로 마스크를 내리고 있던 이른바 '턱스크' 승객도 열차가 들어오자 부랴부랴 코끝까지 마스크를 당겨서 썼다.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객실 안 승객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오전 강원도 춘천시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승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제주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거나 버스에 탑승하면 착용하려고 손에 들고 있었다.
이날 경남 지역에서 만난 버스·택시 운전기사도 대부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버스 기사 송순섭(50)씨는 "아직 추워 유리창을 열 수가 없으니 환기도 잘되지 않는다"며 "공간이 밀폐돼 마스크 착용하는 게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한모(56)씨도 "오늘 오전 5시부터 출근 시간대에 승객 10여명을 태웠는데 한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 때문에 방역 조치와 별개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광주에서 만난 박모(40)씨는 "미세먼지 때문이라도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닐 계획"이라며 "평소에도 계속 쓰고 있던 터라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벗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 학생 김모(20)씨는 "환절기 미세먼지와 꽃가루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점차 시간이 지나고 기온이 올라가면 벗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마스크 착용이 호흡기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권고했다.

부산 동구의 한 메디컬센터 주변의 약국에 있던 환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약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환자는 "약국에 온 분들이 어딘가 아파서 온 것일 텐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서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 시민은 드디어 규제가 풀렸다며 홀가분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마스크 없이 광주지역 시내버스에 탑승한 강모(21)씨는 "야외나 강의실 등 다른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버스에 타려고 마스크를 챙기는 게 불편했다"며 "이제는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니 간편하고 좋다"고 웃었다.
(김재홍 김용태 천정인 강태현 강수환 김동민 박세진 백나용 홍현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