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위로 시작했던 현대차그룹은 계속해서 순위가 오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만년 5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코로나 사태가 덮쳤던 2020년에야 4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21년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계단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다른 '톱5' 완성차그룹들이 모두 판매량 감소를 겪는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로 집계됐다.
반면 토요타(-0.1%)와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14.1%), GM(-5.7%)은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르노-닛산-미쓰비시는 10%가 넘는 판매 감소율로 현대차와 순위가 역전됐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에 오른 데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역설적으로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주효했던 것도 글로벌 순위 상승의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해외시장에서 선전했는데 지난해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10.8%로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판매순위 3∼6위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현대차그룹이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반도체 수급난은 완화했지만,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수요 위축은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현지 생산을 압박하는 법률도 현대차그룹룹엔 부담이다.
다만 전기차 플랫폼 E-GMP가 탑재된 아이오닉5와 EV6가 올해의 차 상을 휩쓰는 등 그룹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3위는 의미가 크다"며 "판매량과 실적이 모두 좋았다는 것은 양적 팽창에 이어 질적 관리도 이뤄졌다는 뜻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경기침체와 보호주의라는 파고를 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차나 전기차 전략이 성공하고 있어 기대되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글로벌 3위가 미래차 경쟁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력이나 공급망을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2월 소매 판매는 1월에 하향 수정된 1.2%감소에서 개선된 0.2% 증가를 기록했으나 예상보다는 적게 증가했다. 17일(현지시간) 미상무부는 2월의 미국 소매판매가 0.2%p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증가율은 0.3%로 예상과 일치했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1월에 이전에 보고된 0.9% 감소 이후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1월의 감소는 4분기의 엄청난 성장과 1월 미 전역의 겨울 폭풍, 캘리포니아 산불 영향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가솔린, 건축 자재 및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2월에 1.0% 증가했다. 이같은 핵심 소매판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자 지출 구성 요소와 가장 밀접하게 일치한다.그러나 3월에 소비자 신뢰도가 2년반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3월에도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해졌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5%로 0.6%p 하향했다. 2026년에는 2.2%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5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전세계 GDP 성장률이 2024년 3.2%에서 올해 3.1%, 2026년 3.0%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올해와 내년 각각 3.3%에서 낮춘 것이다.OECD는 트럼프의 관세로 시작된 무역 장벽이 올해 G20 경제권에서 높아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국의 투자와 가계 지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이 크다. 트럼프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멕시코(2.5%p 하향)와 캐나다(1.3%p 하향)를 제외하면 하락폭이 가장 큰 나라중 하나이다. 주요 수출품에 대한 트럼프 관세 등 무역 분쟁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력한 속도로 성장해온 미국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2.2%, 2026년에는 1.6%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유로존의 실질 GDP 성장률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져 올해 1.0% 2026년 1.2%로 추산됐다.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4.8%에서 2026년 4.4%로 둔화되고 일본은 올해 1.1%, 2026년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 경제가 2024년에 회복력을 유지해 하반기까지 연간 3.2%의 견고한 속도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활동 지표가 세계 성장 전망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일부 국가에서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고 여러 경제권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 세계 경제의 추가적 분열이 중요한 우려 사항이라고 강조했다.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메모리 반도체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문제점을 ‘핀셋 진단’했다. 강도 높은 자기반성을 통해 임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요 사업부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 진단이 이어지며 사장단 인사, 조직 개편 등 경쟁력 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영상 메시지에서 주요 사업부의 실책을 거론하며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메모리사업부에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실기로 대형 고객사 엔비디아에 첨단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을 질책한 것이다.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해선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고 질타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신공장 가동 시점이 2026년으로 2년 넘게 늦춰졌다.TV, 스마트폰,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이 회장의 ‘현미경 진단’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 회장은 DX부문에 대해 “품질이 (삼성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매출 기준 세계 1위 애플 추격에 속도를 못 내는 이유와 TV, 가전에서 중국 TCL, 하이센스, LG전자 등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원인으로 ‘품질’ 문제를 꼽은 것이다.이 회장이 사장단이 아니라 부사장·상무급 임원을 대상으로 하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