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해고불가' 대상…뒤늦게 파악하고 수습 나서
'신체적 장애 직원 조롱' 머스크, 결국 사과…"오해 있었다"(종합)
작년부터 트위터를 인수해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가 해고 여부를 묻는 트위터 직원에게 신체적 장애를 언급하며 조롱했다가 논란이 되자 8일(현지시간) 결국 사과했다.

이 직원은 당초 트위터 내에서 '해고 불가' 대상으로 분류돼 있었지만, 머스크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해고했다가 뒤늦게 사실을 파악하고 수습에 나서서 파행적인 트위터 경영 실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전날 근육위축증으로 팔·다리 등을 움직이기 어려운 직원 하랄뒤르 소를레이프손(트위터상 이름 '할리')이 트위터에서 해고됐는지 묻는 메시지를 보내자 답글로 "이 자는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 "장애로 인해 타이핑을 할 수 없다는 변명을 내세웠지만, 동시에 폭풍 트위터를 올렸다"고 조롱했다.

이후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무례한 언사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와 트위터 댓글이 잇따르자 머스크는 하루 만에 자신이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내가 상황을 오해한 데 대해 할리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오해는) 내가 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어떤 경우에는 사실이지만 의미가 없는 것들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썼다.

'신체적 장애 직원 조롱' 머스크, 결국 사과…"오해 있었다"(종합)
또 "내가 들은 것이 사실인지 파악하기 위해 할리와 영상통화를 했다.

얘기하자면 길다"며 "트위터로 소통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위터에 남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에서 거주하는 소를레이프손은 9년 전 우에노(Ueno)라는 디지털 브랜드 에이전시를 세워 7년간 경영해오다 2021년 이 회사가 트위터에 인수되면서 트위터 소속으로 디자인 지원 업무 등을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트위터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매각 대금을 월급으로 받아왔는데, 이를 통해 아이슬란드에 세금을 더 내서 자신이 장애인으로서 도움을 받은 복지·공공서비스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매각 대금을 일시불로 받았다면 양도소득세를 22% 냈어야 하지만, 이를 월급으로 받으면서 46%의 소득세를 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플랫포머 등에 따르면 소를레이프손은 회사 매각 계약 조건상 트위터에서 내보내려면 거액의 보상을 해줘야 했기 때문에 당초 '해고 불가' 목록에 올라 있었지만, 이번에 해고 대상에 올랐다.

그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휠체어 경사로 100개를 설치하는 기금을 모아 레이캬비크시와 아이슬란드 인권센터에서 상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를레이프손은 퇴직금을 받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권리이지만, 보통 그에 대해 직원에게 통보한다"며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해고 통보가) 선택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잇달아 감원을 단행해 수천 명을 해고했다.

인사관리 기업 딜의 맷 머넷 영국·아일랜드 지역 대표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기술 기업들의 감원이 늘어나면서 "효과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더 필요해졌다"며 "직원이 상사에게 자신이 해고당했는지 아닌지를 물어봐야 한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