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되고 싶다"…카카오톡 피로감 호소하는 사용자들

"해방되고 싶다"…카카오톡 피로감 호소하는 사용자들

2010년 카카오톡 첫 출시 당시에는 단출한 메신저 기능만 있었지만 스마트폰 보급과 기술의 발달로 보이스톡, 샵(#) 검색, 채널탭, 오픈채팅, 톡게시판, 송금 기능부터 최근 멀티프로필, 공감 스티커, 추모 프로필까지 기능이 계속 추가됐다.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이용자들 요구 사항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많게는 하루 수백 개의 메시지가 쌓이는 '단체 대화방'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가입자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단톡방에 초대된다는 게 불만의 주된 이유다. 단체 채팅방 설정을 통해 '초대거부 및 나가기'가 가능하지만 이미 단톡방에 입장한 데다 'OO님이 나갔습니다' 등 퇴장 흔적까지 남아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다.

또 다른 직장인 사용자 역시 "단톡방은 개설되면 무조건 입장이 되는 점이 불만"이라며 "주말에도 카톡이 쏟아지고, 연말연초 인사 타이밍을 놓치면 찝찝해 메시지 보내는 것이 숙제 같다. 원하지 않은 단톡방은 최소한 초대 수락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현재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는 카톡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들 아우성에…카톡 '조용히 나가기법' 발의까지

대표적으로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퇴장할 수 있는 기능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용히 나가기'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달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3인 이상의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화 참여를 종료할 수 있게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 의원은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한 위챗·왓츠앱과 달리카카오는 이를 외면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며 "법률을 통해 단톡방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운영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법안의 경우 빨리 통과되는 경향이 있다. 카카오 입장에선 난감할 것"이라며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들과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