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먼 '노마스크'…초·중·고 입학생 대부분 마스크 착용
성인된 대학 신입생들 마스크 없이 '자유 만끽'
"더 반가워요"…4년만의 대면 입학식에 '함박웃음'(종합)
사건팀 = "새 학기를 시작한다는 실감이 나요.

초등학교 입학식 때 느꼈던 설렘이 다시 느껴집니다.

"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2일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면 입학식을 치르고 새 학기를 시작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없지만, 학생과 학부모 모두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듯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학식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 입학식이 열린 서울 중구 대경생활과학고 서정관. 마스크를 쓴 신입생들 얼굴에 긴장과 설렘이 묻어났다.

이 학교는 사전에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방역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손 소독제를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그래도 첫 대면식이니만큼 담임 교사 소개 순서가 되자 사회자가 "잠깐 마스크를 벗고 학생들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마스크 뒤에 가려져 있던 교사들의 얼굴이 드러나자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오전 10시 25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서초등학교에도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초등학교 신입생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꽃다발을 품에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정에 들어섰으나 10명 중 9명정도는 마스크를 꼭꼭 눌러쓰고 있었다.

신입생 어머니 이미란(41)씨는 "오늘은 단체로 모이는 곳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불안해서 아이에게 마스크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학식이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을 땐 마스크를 벗고 저마다 함박웃음을 지었다.

"더 반가워요"…4년만의 대면 입학식에 '함박웃음'(종합)
재작년 3월 개교한 서울 강동구 강빛초등학교는 이날 개교 이후 첫 대면 입학식을 했다.

지난 2년간은 학급별로 입학식을 하고 학부모는 이를 운동장에 설치된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담임 장남욱(43)씨는 "그간 화상으로 하다가 대면으로 하니 많이 걱정되고 어젯밤부터 잠을 잘 못잤다"며 웃었다.

그는 "발열 검사와 급식실 칸막이 등도 5월 이후 조금씩 정리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후 1시께 창덕여중 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김영화 교장은 "코로나 이후 3년간 학부모님을 모시고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다.

올해 신입생 73명과 선생님까지 한자리에 모이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시현(13)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항상 학교에서 마스크를 써서 친구들 얼굴을 못 보는 게 아쉽지는 않다"며 "오히려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기도 하다"며 머쓱한 듯 웃었다.

작년에는 학급별로 방송을 보며 입학식을 한 송파구 오륜중도 올해는 강당에서 대규모 대면 입학식을 진행했다.

입학식 시간에 맞춰 신입생이 하나둘 교문으로 들어서자 재학생들은 '입학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든 채 밝은 표정으로 신입생을 맞이했다.

학생회장 전재현군은 "작년, 재작년에는 칙칙하게 반에서 (입학식을) 했는데 이번에 대면으로 하면서 학생회도 같이 들떠서 신입생 같은 마음으로 재밌게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반가워요"…4년만의 대면 입학식에 '함박웃음'(종합)
지난 3년간 마스크를 쓴 채 학교생활을 해온 학생들은 새 학기에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이날 고등학생이 된 한민웅(16)군은 "중학생 때는 마스크 때문에 친구 얼굴과 이름 외우기도 힘들었다"며 "친구들과 친해지려면 마스크를 벗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김하진(16)양은 "하교하고 같은 반 친구들 9명과 노래방에 갈 것"이라며 "코로나가 심할 때는 2명밖에 못 모이고 노래방 가기도 꺼려졌는데 이제 다같이 갈 수 있어서 신난다"고 기뻐했다.

오륜중 신입생 이유진(13)양도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도 못 가서 중학교에선 현장 체험학습도 많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이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강보경(41)씨는 "유치원에서는 양치질도 못 하고 소풍도 못 가서 아쉬워했는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맞는 첫 개학이지만 완전히 코로나19를 벗어나진 못한 모습이었다.

점심 무렵 도봉초 급식실에는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급식실에서 소독 업무를 하는 박금순(72)씨는 "자원봉사자들과 방역요원 18명이 칸막이와 의자, 테이블 모두 소독약을 뿌리고 꼼꼼히 닦고 있다"고 했다.

"더 반가워요"…4년만의 대면 입학식에 '함박웃음'(종합)
대학 입학식은 한층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서울대는 오전 11시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입학식을 열었다.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은 신입생 20여명 중 마스크를 쓴 학생은 한 명뿐이었다.

신입생 안규준(20)씨는 "분당에서 8시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왔다"며 "마스크도 벗고 수업을 대면으로 하게 될테니 선·후배, 친구도 많이 사귀고 대학 생활을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색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이들 모두 맨 얼굴로 신입생을 환영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 입학식에 온 신입생도 둘 중 한 명은 마스크 없이 나타났다.

신입생들은 무대 위에 응원단이 등장하자 어깨동무하고 큰 소리로 따라했다.

맨 얼굴끼리 마주봐도 개의치 않고 새 출발을 마음껏 누렸다.

정환희(20)씨는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가서 이렇게 대면 행사가 열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며 "가을에 열릴 고연전이 특히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