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PFE)가 생명공학회사 시젠(SGEN)을 300억달러(한화 40조원) 이상 금액으로 인수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일부 흔한 암에 효과적인 약물을 보유한 시젠(시애틀제네틱스) 은 시가총액이 300억달러 이상으로 화이자가 인수할 경우 프리미엄이 추가될 전망이다. 이 보도는 상황에 정통한 사람들을 인용한 것으로 회담은 초기 단계에 있으며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보도로 시젠은 개장전 거래에서 약 12.8% 상승했다. 화이자는 1.5% 하락했다. 암 치료제를 보유한 시젠을 인수할 경우 화이자는 암 치료제 라인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젠은 지난해 머크(MRK)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화이자는 코비드 백신 및 관련 제품 특술 2년간의 폭발적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면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보이는 중소 바이오 회사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시젠 주가 차트]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시 중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고 경제 정상화에 나선 중국 정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이들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CEO,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도 다음 달 중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후 글로벌 CEO들이 중국으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쿡 CEO와 불라 CEO는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개발포럼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올리버 블루메 CEO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닷새간 중국에 머물렀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된 뒤 중국을 방문한 첫 번째 CEO다. 폭스바겐이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완성차 업체에 밀리며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망가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의 최고 사령탑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다.WSJ는 "중국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몇몇 비즈니스 콘퍼런스도 CEO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기업인의 중국 방문은 정찰풍선 침공 사건으로 미·중간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상공에서 격추된 데 이어 10일과 11일에도 알래스카와 캐나다 상공에서 각각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됐다. 앞서 중국 정찰풍선 사건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초 예정됐던 중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인 규모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못 미친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 미국의 대중국 정책 등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의 마이클 하트 회장은 "기업인들은 정치적 바람(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어느 쪽으로 부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하지 않은 실적에서 전년 대비 55% 성장을 이뤄냈다. 2021년과 2022년 동일한 풀캐파(Full Capacity)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조437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은 1조5680억원으로 33% 성장한 것과 비교해도 폭발적인 성장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1~3공장을 풀가동했다. 같은 풀캐파에서 연속으로 큰 폭의 성장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위탁생산(CMO) 매출은 가동률 상승, 환율 상승 효과, 제품 판매량 증가, 운영효율 극대화의 상관관계로 나오는 것”이라며 “같은 캐파에서 풀가동이라도 실적이 다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CMO는 1배치 당 가격이 약 종류에 따라 다르며, 대규모 수주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계약을 맺고, 고객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이후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고객사한테 최종적으로 보내줬을 때 매출로 인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생산한 제품들의 단가가이전보다 높았다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두 번째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강조하는 운영의 탁월성(Operational Excellence)은 효율성의 극대화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년 CMO 가동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A제품을 생산하다가 B제품으로 바뀌게 되면 클리닝 등 여러 단계가 추가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2022년에는 이 효율을 높여 중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1년에 10번에서 11번 가동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풀캐파가 완전 가동에 가까운 니어풀(Near Full), 완전 가동인 풀(Full)이 있다는 점이다. 니어풀은 80% 정도 가동이다. A제품 생산에서 B제품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에 있는 공장이 많으면 니어풀인 경우도 늘어나게 된다. 다만 CMO 업계에서는 니어풀도 풀캐파 가동이라고 표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에는 풀캐파 니어풀 가동, 2022년은 풀캐파 풀 가동이 되면서 매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네 번째는 대외적인 요인이다. 2022년은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 시대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강세와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었다. 2021년 1100원대였던 환율은 2022년 하반기 1400원대로 치솟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빅파마가 대부분이어서 킹달러 수혜를 톡톡히 봤다.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도 한 몫했다. 미국은 바이오부문 연구개발(R&D)에선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생산은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해왔다. 미국 정부는 첨단 기술인 바이오 제품 생산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중국산 의약품의 수입 규제까지 나섰다.미국은 세계 1위 의약품 시장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던 글로벌 빅파마들은 중국에서 생산하던 바이오의약품의 상당 부분을 다른 국가 CMO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3공장 풀가동, 4공장 수주 건수 증가와 무관치 않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공장 가동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4공장은 올해 상반기 내 완공 예정이다. 이미 8개 고객사와 11개 제품의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 수주도 논의 중이다. 4공장의 실적은 올해 4분기부터 재무제표에 잡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10일 16시1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