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새인 붉은부리갈매기는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가까이는 한국, 멀리는 필리핀까지 남하해 겨울을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포항과 경주에 서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 9마리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2년간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의 시조(市鳥)이기도 한 붉은부리갈매기는 아시아와 유럽 중위도권에 분포하는데, 동아시아에 분포하는 개체군의 이동 경로를 그려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마가단주·사하(야쿠티야)공화국을 향해 짧게는 13일, 길게는 72일을 날아가 번식했다.
이후 7월 초에서 8월 사이에 월동지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76∼162일 동안 비행해 도착한 곳은 한국 부산·울산·포항·경주. 한 마리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까지 내려갔다.
다만 붉은부리갈매기 4마리의 위치추적 신호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멈췄다.
이는 장치를 부리로 떼어내거나 포식자에게 사냥당한 개체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평균 이동 거리는 5천687㎞, 최장 이동 거리는 9천54㎞다.
붉은부리갈매기는 이름대로 부리가 붉고 귀깃은 검다.
여름에는 머리가 밤색으로 물든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밝혀진 국가 간 이동 경로와 서식지, 생태 정보는 붉은부리갈매기 개체군 보호·관리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