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8명 중 5명이 자칭타칭 '친윤계'…'비윤' 후보 2명, 당선권 4위 안팎
권역별 전략 투표 방안…이준석 "전근대적인 지령" 반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총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의 수싸움이 치열하다.

당 안팎에선 후보 8명 중 김병민·김재원·민영삼·조수진·태영호(가나다순) 후보를 범친윤계로, 이준석 전 대표가 지원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의 허은아·김용태 후보를 비윤계로 분류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미경 후보는 스스로 '중립'을 자임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로 '당정 분리' 논란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친윤계는 최고위원 4명에 모두 친윤계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목표다.

與 최고위원 티켓 4장 향배는…친윤 vs 비윤 득표 수싸움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총 18명이 후보로 신청했고, 이들 중 13명이 예비경선 을 통과, 최종적으로 8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는 1인 2표제로 총 4명을 선출하고 이 중 한 명은 여성 몫으로 할당된다.

이와 별도로 청년최고위원 한명을 추가로 선출한다.

당대표 후보로 김기현 의원을 밀고 있는 친윤계에선 직전 지도부가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무너진 만큼, 김 후보와 호흡을 맞추고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꾸릴 수 있는 '친윤' 최고위원들이 대거 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표가 분산된 틈을 타 비윤 후보들이 지도부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친윤계에서는 지역별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의 전략투표로 교통정리를 시도하고 있다.

영남권과 수도권, 호남권 등 권역별로 김병민·김재원·민영삼·조수진 중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특정 후보에 지나치게 표가 쏠리는 것을 막고 골고루 표가 분산돼 4인 전원이 최고위원에 안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여론조사상 지지도가 다소 불안정하게 나오는 친윤 후보를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방식도 거론된다.

이 같은 시도에 대해 비윤계에선 '전근대적 지령'이라며 공개 반발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윤핵관 쪽에서는 경상도와 수도권 사람은 누구를 찍고, 나머지는 누굴 찍어 4명을 당선시키자는 희한한 작전을 내려보낸다"며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를 존중하자고 해놓고 자기들은 그런 전근대적인 지령이나 내려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2021년 전당대회 때보다 선거인단이 2.5배로 늘어나 '오더 투표' 영향력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與 최고위원 티켓 4장 향배는…친윤 vs 비윤 득표 수싸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윤계는 '천아용인'이라는 줄임말까지 만들어가며 표 결집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당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이준석 지지층과 함께 최근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윤계 의원들의 모습에 실망한 당원들의 표를 김용태·허은아 후보에 결집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김용태·허은아 후보는 비슷한 지지도를 보이며 당선권인 4위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21일 발표된 '퍼블릭오피니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고위원 후보 지지도는 민영삼 후보가 17%로 1위였고, 김재원(16%), 조수진(15%), 김용태(13%), 허은아(10%), 김병민(10%), 정미경(6%), 태영호(5%) 등 순이었다.

김용태 후보가 4위, 허은아 후보가 5위로, 남은 기간 지지율을 더 높이면 2명 동시 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령이 내려온다고 해서 본인의 소신과 가치에 맞지 않은 후보에게 표를 줄 당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추세로는 김·허 두 후보 모두 당선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