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식량·차량도 제공…출국 공항서 현지인 기립박수 받기도
튀르키예 강진 피해 지역서 생존자 수색·구조활동을 한 뒤 귀국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1진은 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여진에 대한 공포를 꼽았다.

긴급구호대 일원으로 활동한 뒤 귀국한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진으로 실제로 건물이 흔들리기도 했고 현장 철수 전날인 17일에도 꽤 큰 여진이 있었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긴급구호대 관계자는 "저희가 손댈 수 없는 죽음이 많았다.

확인만 하고 수습할 수 없는 죽음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현장의 비극적인 상황을 전했다.

구호대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구조 활동을 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 주민들이 자신들의 승용차와 트럭을 제공하고, 마실 거리와 먹을거리도 끊임없이 제공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튀르키예 국민들의 성원은 여기서 한참을 이야기해도 모자란다"며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공항 게이트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한국 긴급구호대가 떠난다고 방송이 나오자 사이프러스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주변 모든분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서 출발할 때 주한 튀르키예 대사께서 '튀르키예 국민 1명을 구조하는 것은 국민 전체를 구조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공항에서 대사님이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을 때가 찡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긴급구호대 1진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하며 2주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검사 등 필요한 건강 검진을 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다 다친 구조견들도 모두 빠른 회복 중이다.

1진 구호대를 이끈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현장에서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다"며 "구조활동을 함께한 이스탄불 소방청 구조팀 중 한 명은 자신의 외조부가 한국전 참전용사라면서 한국과 같이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 국장은 "정부는 국제사회의 위기 대응에 앞장서 동참하고 자유, 평화, 번영을 지향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격에 걸맞은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총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 1진은 9일(현지시각)부터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조활동을 시작,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한 뒤 18일 귀국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가 파견한 긴급구호대 중 최대규모다.

한국 긴급구호대는 지난 1997년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를 시작으로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를 포함해 총 18회 해외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