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으로 보는 현대 한국미술' 출간
미술평론가와 미술사 연구자들이 개항 이후 1990년대까지 100여년간 미술 비평문을 선별해 묶은 책 '비평으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메디치미디어)이 출간됐다.

책은 제목 그대로 미술사조나 작품 위주가 아닌 비평문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살핀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공부하는 이들이 최소한 읽어야 할 비평문 138편을 추려 묶은 것으로, 원문을 보기 쉽지 않았던 1950년대 이전 비평문들도 선별해 실었다.

수주 변영로는 1920년 동아일보에 실은 '동양화론'에서 "서양미술가 그네들의 화제(畵題)는 모두 다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현실계에서 취한다.

(중략) 우리의 화가들은 어떠한 그림을 그렸는가.

명나라 의상인지, 당나라 의복인지 고고학자가 아니면 감정도 할 수 없는 옷을 입고 황석공의 병서(兵書)나 서상기(西廂記)를 들고 낮잠을 재촉하는 초인간적 인간(仙官)의 그림이나 그와 같은 종류의 미인화나 천편일률의 산수도나 그리지 아니하는가?"라고 썼다.

당시 전통서화의 마지막 대가로 불리던 안중식과 조석진의 타계에 부친 글로, 이들의 타계로 전통서화의 시대가 막을 내렸는데도 여전히 옛 중국회화를 답습하는 행태를 질타한다.

김환기는 1939년 조선일보에 실은 '추상주의 소론'에서 추상미술이 현대 전위회화의 주류임을 주장한다.

"조형예술인 이상 회화는 어디까지나 아름다워야 하고 그 아름다운 법이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워야 한다.

(중략) 지금 현대회화의 분야에 있어서 전위회화의 전모. 또는 그 진전을 명료하게 해명하기는 여기선 곤란하나 현대의 전위회화의 그 주류는 추상예술(Abstract Art)이라 하겠다.

"
책은 개항 이후 서구식 '미술' 개념이 들어온 이후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시간대를 8개 장으로 나눴다.

각 장은 해당 시기를 특징짓는 4∼6개 소주제로 다시 나누고 그에 맞는 비평문들을 실었다.

장마다 해당 시기를 개괄하는 설명문을 붙여 이해를 돕는다.

이영욱, 목수현, 오윤정, 권행가, 최재혁, 신정훈, 권영진, 유혜종이 비평문을 선정하고 설명문 작성에 참여했다.

73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