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발달영역 자극 필요…육아 비난하지 않고 의논하는 선생님 되고 싶어"

부모들이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놀이가 아이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은 잘 안 해요.
"
'육아 대통령'으로 통하는 오은영(58) 박사가 미취학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놀이 처방전을 내놨다.
ENA에서 현재 방영 중인 '오은영 게임'은 아이에게 필요한 놀이가 무엇이고, 부모가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ENA 사옥에서 만난 오 박사는 '오은영 게임'은 "4∼5년 전부터 준비한 놀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 박사가 출연한 육아 프로그램이 특정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다뤘다면 '오은영 게임'은 3∼7세 아동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육아법을 다룬다.
오 박사는 "애들은 눈 떠서 자기 전까지 '놀아주세요'라고 말하지만, 부모들은 아이가 조금만 크면 '이제 놀기만 할 나이가 아니야', '놀 시간에 한 자라도 더 배워'라고 말한다"라며 "마치 놀이가 생산적인 행위와는 반대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아이들은 태어난 그대로 내버려 두면 자라지 않고, 발달에 필요한 자극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면 아이가 귀하다고 안고만 다니면 발달을 못 하는 못 한다.
나가서 뛰어놀아야 중력을 다뤄내는 법을 배우고, 높낮이가 다른 계단을 걸어 다녀야 균형감을 익힌다"고 말했다.
'오은영 게임'에서는 아이의 신체 발달을 돕는 용암 대탈출 놀이, 언어 영역을 자극하는 역할 바꾸기 놀이, 집중력을 길러 인지 능력을 높이는 카드 숨바꼭질 놀이 등이 소개된다.
집에서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을 만한 쉬운 놀이다.
오 박사는 "(TV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아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했다.
육아 문제를 한 겹, 한 겹 이해해나가다 보면 아이가 바뀌게 된다"며 "앞선 프로그램들에서 '오은영 매직', '오은영 금쪽 처방'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놀이다.
그리고 이 놀이는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각각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가치 있지만, 놀이가 가진 엄청난 힘을 더 많은 분이 경험하고, 모든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프로그램을 너무 비장하게 보지 말고, 놀이의 즐거움과 재미, 거기서 나오는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이마다 발달이 잘되거나 덜 된 부분이 있는데 이걸 고르게 발달시켜 나가줘야 한다는 것이 오 박사의 조언이다.
오 박사는 "아이들의 발달 유형이 딱 5가지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400가지가 넘는다"며 "하지만 병원에서 전문의가 개별 진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방송에서 5가지로 가이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BTI(성격유형 검사)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듯이, 이거(발달유형)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5가지를 꼭짓점으로 오각형을 만들었을 때 어느 한 점이 쑥 들어가 있다고 해서 '병'이라고 인식할 게 아니라 '신경을 좀 더 써서 발달시켜 줘야겠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 박사는 최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방영된 새아빠의 의붓딸 신체접촉 장면으로 불거진 아동성추행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오 박사는 자신이 새아빠에게 아이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부분이 편집됐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제 의도와 달리 보는 분들이 걱정하고 불쾌했다면 죄송한 일"이라며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일을 경험하며 제작팀과 더 많은 시간을 의논하고 공부하며 방송이 대중에게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TV 육아 프로그램 외에도 포털사이트에 오디오클립 업로드, 신문 기고, 책 집필 등을 통해 육아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이런 활동을 이어가는 데는 육아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은 사명이 있다고 했다.
'오은영 게임'에 소개된 놀이법처럼 만 3∼7세 아이가 1년 동안 매주 새롭게 할 수 있는 놀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아이의 유형을 검사할 방법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로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32년 차에요.
제가 가진 전문성, 경험, 연륜을 모두 합해 저에게 손 내민 분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다만 시간적인 한계가 있으니 방송이라는 매체의 순기능을 활용해 많은 사람이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렇다고 제 의견이 다 정답은 아니죠. 그저 비난하지 않고 의논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게 제 바람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