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용소 방불' 임시 대피소, 전기·수도 없어…"버틸 수 있는 건 열흘, 그 뒤는 신만이 알 것"
정신적 충격에 밤잠 못 이루는 아이들…"화장실 안 가려 밥도 안 먹는 사람 허다" 위생도 최악
임시 의료시설도 물자 부족 '도시 완전 파괴·생업 중단'…"춥고 여진 두렵다" "되는대로 이곳 뜨고 싶다"

건물이 텅 비고 가로등도 꺼진 이 곳을 밝히는 것은 수십m마다 켜진 모닥불뿐이다.
이들은 어둠을 몰아내는 등불일 뿐만 아니라 한겨울 추위 속 갈 곳 없는 이들을 지켜주는 마지막 희망의 불빛이었다.


물과 밥은 국가에서 설치한 구호소에서 받아와 해결하고, 잠은 앞에 세워둔 차에서 돌아가면서 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잘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가족이 아직 저 안에 있는데 잠이 오겠나"라며 "가족을 찾을 때까지는 이 곳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는 아기를 부인에게 넘긴 압둘라 씨는 국자에 물을 받고 분유를 탄 뒤 주변의 모닥불에서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데웠다.

그야말로 난민 수용소를 방불케 했다.

이 곳에는 수십 가족이 머물고 있었지만, 아무런 칸막이나 기본적인 가재도구도 없었다.
일부 가족이 자체적으로 텐트를 치고 있었을 뿐 대부분 매트리스나 담요를 깐 채 아무렇게나 널린 옷가지와 음식 사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전기도 전혀 공급되지 않았고 수도도 나오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는 "갖고 있던 현찰도 다 사라지고 버틸 수 있는 것도 이제부터 열흘 남짓일 것"이라며 "그 뒤는 모르겠다.
신만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지진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며 "너무 춥고 여진에 대한 두려움까지 있어서 되는 대로 이 곳을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도 공급이 끊어진 상황에서 최악의 위생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케말베이 씨는 "화장실에 물이 나와야 세수라도 할 것 아니냐"고 했고, 알릭 씨는 "화장실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라 2, 3일간 일부러 제대로 먹지 않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엘리프 씨는 지금은 그래도 답지하는 온정의 손길로 버티고 있지만, 이 같은 지원이 끊어질까 두렵다고 했다.
그는 "보름, 한 달이 지난 후에 사람들이 우리를 잊으면 어떻게 하냐"며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고 모든 생업이 중단됐다.
복구하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