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부터 유행 주춤…지난달엔 미주서 사망자 9명 나와
WHO 총장, '발병 감소'·'데이터 부족' 모두 언급…"질병 종식 노력은 지속해야"
WHO, M두창 비상사태 유지 여부 논의…확산둔화·사망발생 변수(종합)
세계보건기구(WHO)가 M두창(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해 내려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의 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9일(현지시간) 전문가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오후 WHO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작년 7월 이후 7개월째 유지해온 M두창에 대한 PHEIC를 해제할지, 아니면 그대로 둘지를 논의 중이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PHEIC가 발효된 질병은 코로나19와 소아마비, M두창 등 3가지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M두창은 작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이 병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M두창은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매개되는 감염 사례가 대다수라는 특징 때문에 질병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 그에 따른 질병 대응력 저하 등의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이런 특수성 등을 고려해 WHO는 작년 7월 M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했다.

작년 4분기부터는 백신 보급과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포함한 각국의 방역 노력 등으로 신규 발병 사례가 줄고 확산세가 주춤해졌다.

이날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행 둔화세와 더불어 각국의 M두창 방역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낙인 현상 등으로 인해 감염 현황이 축소돼 있지는 않은지 등을 따져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달 M두창 신규 감염 사례 716건이 추가된 데다 관련 사망자가 9명 늘어난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사망자는 미국 5명과 페루 3명, 브라질 1명 등으로 모두 미주 지역에서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PHEIC 유지와 해제 양쪽 의견을 모두 뒷받침할 요인들을 거론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M두창 사례는 작년 4분기 이후 모든 지역에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각국의 대응 조치가 효과를 나타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달에는 30개 이상의 나라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는 발병 데이터가 제한돼 있다"면서 "데이터 공유는 모든 국가에서 여전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M두창이 여전히 PHEIC 요건을 갖췄는지와 무관하게 이 질병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질병 퇴치를 위한 투자에 힘쓰고 치료 접근권을 개선하며 장기적으로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기타 성병에 대한 감시·통제 프로그램과 통합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M두창 확진자 수는 작년 6월까지는 3천명 수준에 머물다 7월부터 가파르게 늘었다.

작년 8월 하순에는 누적 발병 건수가 4만1천여건, 10월 중순에는 7만3천여건으로 치솟았다.

이후 점차로 확산세가 둔화했고, 올해 첫 달인 지난달 말 기준으로 누적 확진 사례는 8만5천449건을 기록했다.

M두창 관련 누적 사망자 수는 89명이다.

WHO, M두창 비상사태 유지 여부 논의…확산둔화·사망발생 변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