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보'라는 배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선체는 전복됐던 사고 선박이라 말하기엔 사고 전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어 사고 원인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8일 해경 등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6시 10분께 뒤집힌 배를 바로 세운 이후의 청보호 선체 모습을 공개했다.
바닷물에 약 91시간이나 잠겼던 청보호는 여느 난파선과 달리 깨끗한 편이었다.
가득 실렸던 통발 등 어구를 모두 잃었지만 하얗게 칠한 선체 외관에서 심하게 부서진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
어구 적재함 등 밖으로 드러난 구조물 일부가 찌그러지기는 했으나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한 주요 선체 부위는 사고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배수가 마무리되지 않아 선미가 깊게 가라앉아있을 뿐 흰색 바탕에 검정 글자로 새겨넣은 배 이름도 또렷하게 식별됐다.
사고 직후 청보호가 뒤집힌 상태에서 실종자 수색을 위해 배 바닥 위에 올랐던 구조대도 "육안으로는 깨진 구멍이나 균열 등 선체 파손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었다.

청보호를 건조한 조선업체 측은 엔진 냉각수와 선내 용수 공급 등을 위해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설비와 연결 장치 등에서 누수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체를 바로 세우는 데 성공한 해경은 선내에서 실종자 찾기를 마무리하면 청보호를 목포로 예인해 육지에 올린 뒤 정밀감식 등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다.
인천 선적 24t 근해 통발어선인 청보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뒤집혔다.
승선원 12명 중 3명만 뒤집힌 선체에서 탈출해 주변을 지나던 민간 화물선에 의해 구조됐다.
나머지 승선원 9명 가운데 5명은 사망한 상태로 선체 내부에서 수습됐고, 다른 4명은 실종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