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이태원 케밥 식당 거리…긴급 모금 나서
사건팀 = "이태원 거리에 있는 케밥 식당 요리사 중 지진 피해가 난 지역에서 온 이들이 있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해 걱정입니다.

"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만난 장 후세인 한국이슬람교 선교차장은 절망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튀르키예에서 온 후세인 선교차장은 "너무나 심각한 지진이 일어나 사람이 많이 죽어서 안타깝다"며 "유튜브로 한 명 한 명씩 구조되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건물 밑에 사람이 있을 텐데 빠르게 구조되기를, 더 사망자가 나오지 않기를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재단법인 한국이슬람교에서는 홈페이지에 튀르키예 강진을 위한 모금 운동을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알렸다.

이번 주 금요일(10일) 1천명 이상 모이는 합동예배에서 설교 때 모금 운동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날 찾은 용산구 이태원 지역 케밥 식당 7곳에선 모두 눈물이 고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어두운 목소리로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여러 케밥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A씨는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친구들과 가족이 모두 바깥 텐트나 차에서 잠자고 있다고 한다"며 "지진 이야기만 꺼내도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튀르키예 출신 방송인 알파고 시나씨(35)는 "이번에 지진 피해를 본 가지안테프 지역이 전통적으로 요리사를 많이 양성하는 지역"이라며 "그래서 케밥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가족이 피해를 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가족·친구와 연락이 끊긴 유학생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충북대 대학원에 다니는 오즈게 한(29)은 "친한 친구 한 명이 도시 하타이에서 무너지는 건물에 갇혀 있다"며 "하타이에 사는 외숙모도 건물에 갇혔다가 빠져나왔다.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 가족과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번 주 토요일에 튀르키예로 직접 가 고향 콘야에서 남부 지역으로 구호물품을 보내는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2021년 한국에 와 성균관대 대학원에 다니는 귤균 바히트(25)는 이번 지진 피해가 큰 튀르키예 남부 지역에 사는 친구가 많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의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져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

아직 안전하지 않거나 다친 친구들도 있는 것 같다"며 "전기가 끊겨서 임시 전력장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구호의 손길도 이어졌다.

숙명여대 유학생 코찬 세나누르(25)·알칸 빌게수(24)·쿠르나즈 라비아(25)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호 물품과 성금을 모으고 있다.

현재 100만원이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모자·패딩·목도리·장갑·손전등을 샀고, 이번 주 안에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을 통해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세나누르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 마음은 항상 튀르키예와 함께 있다"며 "모든 튀르키예 시민들이 평온을 되찾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생 아이쉐눌 투란알프(26)도 한국에 사는 튀르키예인 142명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현지에 필요한 물건을 모아 택배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중동학회장을 지낸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튀르키예친선협회가 연 모금 캠페인에 한국인과 국내 거주 튀르키예인이 동참하면서 전날부터 이틀간 1억원 이상 모였다"고 밝혔다.

이어 "구호 물품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협조로 바로 현지로 보내고 모금은 일주일 후에 마감한 후 대사관에 성금을 전달한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