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나 처음 쓴 단편소설인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됐다. 이듬해 펴낸 장편 <고래>는 단번에 평단과 독자를 사로잡았다.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고 10만 부 넘게 팔렸다. 문단에선 “천재가 나타났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후 <고령화 가족> 등을 썼지만 <고래>는 여전히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다룬 이 소설은 파격적이다. 신화적 상상력, 민담, 사회 괴담, 무협지적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면서 엄청난 입담으로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래>가 오는 4월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다. 책을 미리 접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찬욱의 영화부터 가와구치 도시카즈의 책까지 동아시아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이 그 물결의 정점에 선 것처럼 보인다”고 호평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