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며느리, 시어머니까지…남녀노소 '빙어낚시 삼매경'
오는 29일까지 다채롭게 펼쳐져…개막식서 새 캐릭터 공개
"명절에 이렇게 나온 게 처음이에요.

항상 집에서 음식 준비했는데 하지 않아도 되고, 낚시도 너무 즐거워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재개된 제23회 인제빙어축제가 21일 본격적인 '원조 겨울축제'의 귀환을 알렸다.

축제장인 인제군 남면 빙어호 일원은 이른 오전부터 빙어낚시를 손꼽아 기다린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내설악의 대자연을 병풍 삼아 빙어를 낚는 짜릿한 손맛에 곳곳에서 "잡았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한편에서는 잡힐 듯하면서도 번번이 달아나는 빙어에 대한 야속함에 탄식도 나왔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손 한 뼘 크기의 동그란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은 낚싯줄을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호수의 요정' 은빛 빙어 낚시에 열중했다.

관광객들은 두 볼과 코끝이 빨개지는 영하 5도 안팎의 추위도 잊은 채 얼음낚시의 매력에 푹 빠졌다.

물속에서 떼지어 다니는 빙어의 모습을 쫓기 위해 얼음구멍 속 낚싯대를 응시하며 한껏 집중했다.

서울에서 3대 가족이 찾았다는 박용득(65·여)씨는 "10년 전에 낚시하고 썰매 탔던 추억을 떠올려 다시 찾게 되어 좋다"며, 며느리 강정윤(43)씨는 "아버님께서 축제장에 오자고 하셔서 명절에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왔는데 너무 즐겁다"며 함께 웃었다.

아이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박정현(44·여·부천)씨는 "4∼5년 전에 축제장을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다시 오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반려견까지 대동해 얼음낚시에 나선 서은정(37·여)씨는 "남편의 직장 일 때문에 명절에 시댁에 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고, 딸 이소율(13)양은 "빙어가 약간 불쌍하기도 한데 낚시의 보람도 느끼고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군무원으로 40년간 근무하고 최근 퇴직했다는 정두연(61)씨는 "요즘 안전불감증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축제장에 와보니 축제 관계자분들부터 동네 어르신들까지 축제장을 쉼 없이 오가면서 안전을 살펴주셔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얼음 낚시터뿐만 아니라 얼음썰매장과 눈썰매장에서도 연인,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썰매를 즐겼고, 눈과 얼음조각으로 재탄생한 1960∼1970년대 산골 마을 '스노빌리지'에서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올해 축제는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구멍 1천400여개가 뚫린 2만4천㎡ 규모 얼음 낚시터에서는 입장료 없이 빙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축제장 일대에 펼쳐진 설경을 배경으로 빙어낚시부터 눈썰매, 사륜오토바이(ATV), 아르고를 비롯해 얼음축구대회, 윈터서든어택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어린이 체험공간에는 가상현실(VR) 낚시와 VR 볼링, 리듬 게임 등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할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먹거리 촌에서는 인제의 다양한 전통 먹을거리는 물론 새로운 빙어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날 오후 예정된 개막행사에서는 빙어축제 대표 캐릭터 '스노온'의 결혼식을 통해 새 캐릭터 '스노아'를 선보인다.

두 캐릭터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트로트 아이돌 가수 이찬원이 무대에 오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