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미국 12월 CPI에 엇갈리는 여의도 투심…전문가들의 속내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인터뷰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증시가 확연히 안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가 시장의 예상대로 순조롭게 하락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시각이 대두된 까닭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렇게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과, 그럼에도 당장 상반기까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부딪치고 있다. 한경 마켓PRO가 시장상황에 대한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을 블라인드 인터뷰로 담아봤다.
인플레이션이 둔화 추세에 있지만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전환(피봇) 기대감이 과하단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 B씨는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연초에 전기요금도 오르고 음식료가격도 오르는 등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라며 "기업 실적을 봐도 물가가 기업 투입원가로 반영되는 부분이 상반기에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부정적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작년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작년 상반기 상승률에 비해 더 높았다"라며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3~5%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기저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낮은 상승률으로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증시가 환호할 만한 단계는 아니란 얘기다.
CPI 안도에 의한 랠리는 이미 다 진행됐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 C씨는 "CPI에 대한 기대감은 연초 2주 동안 이미 시장이 반영했다고 본다"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보단 다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가 충격을 받을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점증될 순 있겠지만 하반기에나 대두될 것이란 의견이다. D씨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수요 중에 공급 부족이 자극하는 부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며 "제로코로나를 푼 중국이 다시 공급에 나서고 난 뒤 수 개월 후면 수요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인데 그게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안도랠리를 펼치겠지만 하반기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면 1970~1980년대식 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장관계자 E씨 역시 당장은 시장이 물가 하락에 의한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수 개 월 뒤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매매하겠다는 판단이다. E씨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를 보면 파트타이머의 초과근무를 줄여서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게 보인다. 그럼에도 비용축소가 되지 않을 경우 해고가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소프트랜딩을 전망하는 시각의 전제가 견조한 고용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고가 늘어날 경우 시장이 다시금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블라인드 인터뷰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증시가 확연히 안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가 시장의 예상대로 순조롭게 하락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시각이 대두된 까닭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렇게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과, 그럼에도 당장 상반기까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부딪치고 있다. 한경 마켓PRO가 시장상황에 대한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을 블라인드 인터뷰로 담아봤다.
○"인플레이션 이대로 잡힐 리 없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작년 12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개월 연속 둔화한 것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증시는 당장 환호했다. 급락하던 나스닥 선물은 플러스로 반전, 전날 대비 0.64% 상승해 장을 마쳤다. 시장이 의구심을 품는 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처럼 쉽게 지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1970~1980년대 수준으로 급등했고, 이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가파르게 금리인상을 한 것도 사실이나, 부실 기업이 도산했다는 등 경기침체를 뜻하는 확실한 '신호'가 부재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A씨는 "당장 시장이 환호하고 주가는 오르지만 이게 추세인지 솔직히 헷갈린다"며 "그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 정도의 경기 침체로 잡히는 건가 싶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이 둔화 추세에 있지만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전환(피봇) 기대감이 과하단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 B씨는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연초에 전기요금도 오르고 음식료가격도 오르는 등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라며 "기업 실적을 봐도 물가가 기업 투입원가로 반영되는 부분이 상반기에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부정적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작년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작년 상반기 상승률에 비해 더 높았다"라며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3~5%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기저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낮은 상승률으로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증시가 환호할 만한 단계는 아니란 얘기다.
CPI 안도에 의한 랠리는 이미 다 진행됐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 C씨는 "CPI에 대한 기대감은 연초 2주 동안 이미 시장이 반영했다고 본다"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보단 다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가 충격을 받을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장 걱정은 불필요…걱정은 하반기에나"
한켠에선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펀드매니저 10년 이상 경력의 D씨는 "과거 경기침체 당시 주가는 미국을 기준으로 고점 대비 평균 30% 가량 하락했다는 걸 따져보면 이미 그만한 하락은 나온 상황"이라며 "가격만 보면 이미 대부분 반영했다고 보고 주식을 모을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점증될 순 있겠지만 하반기에나 대두될 것이란 의견이다. D씨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수요 중에 공급 부족이 자극하는 부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며 "제로코로나를 푼 중국이 다시 공급에 나서고 난 뒤 수 개월 후면 수요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인데 그게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안도랠리를 펼치겠지만 하반기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면 1970~1980년대식 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장관계자 E씨 역시 당장은 시장이 물가 하락에 의한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수 개 월 뒤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매매하겠다는 판단이다. E씨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를 보면 파트타이머의 초과근무를 줄여서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게 보인다. 그럼에도 비용축소가 되지 않을 경우 해고가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소프트랜딩을 전망하는 시각의 전제가 견조한 고용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고가 늘어날 경우 시장이 다시금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