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뮤지컬’ 캣츠가 오는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캣츠 제공
‘스테디셀러 뮤지컬’ 캣츠가 오는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캣츠 제공
2023년은 뮤지컬 애호가들의 지갑이 얇아질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캣츠’ ‘시카고’ 등 인기 뮤지컬의 오리지널 공연팀이 줄줄이 내한하는 데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 스테디셀러들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연극에서도 미국 브로드웨이의 유명 극단 리빙시어터가 처음 한국을 찾는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포문은 뮤지컬 ‘캣츠’가 연다. 오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후 40년 넘게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200만 명 넘게 관람했다.

제작진은 이번에 무대를 설치하면서 배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 좌석인 ‘젤리클석’을 다시 놨다. 5년 만이다. 이 덕분에 고양이로 분한 배우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 통로를 오가며 관객에게 장난치고 애교를 부릴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디바 조아나 암필이 그리자벨라 역을, 뮤지컬 스타 브래드 리틀이 올드 듀터러노미 역을 맡는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인 ‘시카고’도 한국을 찾는다. 금주법이 시행된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범죄자들이 판을 치는 현실을 풍자한다. 농염한 재즈 넘버와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오는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다.

코미디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11월 두 번째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시작한다. 삼류 가수가 살인사건을 목격한 뒤 수녀원에 숨어들어 가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국 왕 헨리 8세의 여섯 왕비를 팝의 여왕으로 재해석한 웨스트엔드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은 3월 한국을 찾는다.

재미와 작품성을 검증받은 인기작들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스테디셀러인 ‘오페라의 유령’은 13년 만에 한국어로 공연한다. 스타 배우 조승우가 유령으로 캐스팅돼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미제라블’도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3월 개막한다.

우리 손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도 여럿 공개된다. 12일 문을 여는 ‘베토벤’이 대표적이다. 베토벤의 인간적인 모습과 사랑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박효신 등이 출연한다. 9월 박칼린이 내놓는 창작 뮤지컬 ‘시스터즈’는 1920~1970년대 국내 걸그룹의 명공연을 재현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올해 연극계가 가장 주목하는 작품은 리빙시어터가 내놓는 신작 ‘로제타’다. 1960년대 여러 실험극을 선보이며 세계 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 브로드웨이 극단은 올해 첫 방한 스케줄을 잡았다. 국내 극단인 극공작소 마방진과 함께 만든 이 연극은 1900년대 한국을 찾아 선교활동을 펼치며 최초로 한국어 점자 등을 개발한 로제타 셔우드홀을 조명한다.

28일 개막하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1593년 촉망받던 작가 셰익스피어가 연극 오디션에 남장을 하고 찾아온 귀족의 딸 비올라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원작 영화는 미국·영국 아카데미상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등을 휩쓸었다. 배우 이순재가 처음으로 연출하는 연극 ‘갈매기’는 다음달 5일까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