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들은 주주가 아니라 종교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회사에 대한 믿음이 광적이라는 의미로 ‘테슬람(테슬라+이슬람)’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테슬라 주주들이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주주는 이혼 위기에 몰렸을 정도로 손실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가는 작년 11월 최고점(407달러) 대비 4분의 1 토막 났습니다. 작년부터 집중 매집에 들어간 한국 투자자들은 평균 5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테슬라 주식에 올인하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소개한 한 부부 유튜버는 “우리는 돈이 들어오면 최대한 주식을 사고 현금을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 대기업 사원이 가족들과 테슬라에 전재산을 넣었다고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테슬라에 자신과 가족의 명운을 건 사람은 수없이 많습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22.1배까지 내려왔습니다. 2021년 말 PER이 1000배를 웃돌던 것과 비교해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 본다면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 아닙니다. 전기차로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는 5.19배, 기아는 3.72배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3사도 3~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 1년 한국인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3조4700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한국인 투자자의 테슬라 지분율은 1.84%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하고 5번째로 높습니다.
테슬라에 관심이 없던 개미들도 떨어지는 칼날 잡기에 나섰습니다. 주식 게시판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길 기도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