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가 증시 좌우하는 고금리 환경서 수익성 지표 성과 개선”
GS건설·LG화학 등 13개 종목, ROE 유지 전망에도 주가↓

퀀트 분석을 담당하는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드러진 변화는 작년 10월 이후 자기자본수익률(ROE)과 같은 수익성 관련 지표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작년 하반기에 들어선 이후 예금금리가 3%대 이상으로 높아져 주식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크로 변수에 주식시장이 움직임에 따라 나머지 투자지표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의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내년과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한 ROE가 하락장이었전 작년 12월에 들어선 이후 하락하지 않았는데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추려봤다. 한달여 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 위해서다. 추정치를 내놓은 증권사 수가 줄었거나 3곳 미만인 곳은 제외했다. 기존 추정치가 빠지면서 새로운 전망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컨센서스(증권가 평균)가 변한 착시를 피하기 위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1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종목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기아, 현대차, 바텍 등 모두 13개였다.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추려진 종목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섹터는 전기차·2차전지 테마였다. LG화학(-16.34%), 포스코케미칼(-13.15%), 기아(-10.35%), 현대차(-8.45%)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급락한 게 현대차·기아와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다.
경기에 민감한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종목으로 꼽힌 점도 눈에 띈다. 한달여 동안 주가는 9.05% 하락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에 실적 전망치는 깎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영업실적 모멘텀은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핵심 이익인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단가의 우상향 흐름이 가능하고, 투자법인의 실적도 견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외 리오프닝 수혜 테마에 포함된 강원랜드(-7.10%), GS리테일(-5.93%), HK이노엔(-1.57%), 바텍(-0.15%) 등도 비교적 폭은 작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꼽혔다.

작년 12월1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은 애경산업, 풍산, 한미약품 등 모두 20개였다.
한달여동안 주가가 8.98% 하락한 무림P&P는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기존 1132억원에서 1740억원으로 53.77% 상향됐다. 이중 주가까지 하락한 종목을 추리면 ROE 컨센서스가 상향됐지만 주가가 하락한 종목들과 거의 일치했다. 강원랜드가 제외되고 한미반도체가 새롭게 포함돼 한 종목만 바뀌었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크게 상향된 종목은 애경산업이었지만, 주가 역시 약세장 속에서 23.30%나 상승해 저평가 매력이 생겼다고 보긴 어려웠다.
반면 파마리서치(0.89%), 에코마케팅(3.28%), 농심(6.67%), 풍산(7.86%) 등은 주가 상승폭이 비교적 크지 않으면서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하향되지 않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