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인 1일 중국의 지인들에게 메신저로 새해 인사를 하자 돌아온 안부 문자다.
방역 완화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로, 코로나19 양성(陽性)에서 따온 '양'에 과거형 어기조사 '러'를 붙여 "코로나19에 걸렸느냐"는 물음이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 상당수가 감염되면서 중국인들의 보편적인 새해 인사가 됐다.
완치된 사람들은 '양완러(陽完了)'라고 답하고,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는 감염 초기라는 의미인 '양치러(陽起了)'라고 말한다.
감염됐다 회복된 것을 확인한 사람들은 증세가 어땠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치유됐는지 등을 서로 물으며 '동지 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끼리만 만나 식사를 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양 모임'도 유행하고 있다.
한 중국인은 "미감염자는 감염되는 것을 걱정하고, 감염자들은 폐를 끼칠 수 있어 피차 만남을 꺼린다"며 "이미 감염됐던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 만남이 감염자와 미감염자 두 부류로 나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본인은 물론, 접촉자들도 격리 병원이나 시설에 수용됐던 '제로 코로나' 시절에는 민폐를 끼친 것으로 지탄받고, 방역 수칙 위반으로 처벌받기도 해 감염 사실을 쉬쉬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미감염자들이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 누리꾼은 "주변 직장 동료·친구들은 모두 감염됐는데 어쩐 일인지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며 "회식이나 모임에서 제외되면서 왕따가 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다들 슈퍼 면역자라고 부러워했는데 감염자들은 이미 완치됐고 나는 아직 통과 의례를 거치지 않아 불안해하는 처지가 됐다"며 "지금은 내가 그들을 부러워하게 됐다"고 적었다.
코로나19 감염을 토너먼트 경기에 빗댄 다양한 버전의 '대진표'도 회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이가 어려 감염되지 않으려고 20일 이상 온 가족이 집 밖을 나가지 않았는데 새해 첫날 외출했다 모두 감염됐다"며 "아쉽게도 4강 진출에 실패했다"고 했다.

선양의 한 상인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나온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라며 "감염됐던 사람들이 더는 코로나19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 전면 금지됐던 춘제 기간 폭죽·불꽃놀이를 허용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많은 지방정부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춘제 분위기를 살리게 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르면서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산둥성 둥잉시와 빈저우시가 음력 섣달 23일(1월 14일)과 춘제 당일(1월 22일), 정월 대보름(2월 5일) 등 총 7일간 폭죽과 불꽃놀이를 허용했다.

랴오닝성 다롄시도 구(區)에 따라 춘제 전후로 2∼4일씩 오후 11시까지 허용하기로 했고, 상하이시는 외곽 순환도로 이내 도심은 금지 구역이라고 밝혀 교외는 허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작년 모든 지역을 금지구역을 정했던 베이징시는 교외인 퉁저우어구의 위락시설 내에서는 공안 허가를 받아 폭죽을 터뜨릴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