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만에 시위 재개…교통공사, 역내 방송으로 퇴거 요구
경찰 등과 몸싸움…소방에 긴급출동 신고 2건 접수
전장연,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시위…승차 저지당해(종합2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숙대입구역 방면으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승차를 저지당했다.

전장연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13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뒤 1-1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열차에 탑승하려고 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스크린도어 앞을 가로막았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와 회원들은 다른 승강장으로 이동해 계속 승차를 시도했으나 오전 11시20분께까지 탑승에 실패했다.

공사 측은 박 전 대표가 탑승에 앞서 기자회견을 할 당시 발언을 끊어가며 1분 간격으로 안내 방송을 해 전장연에 시위 중단과 퇴거를 요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삼각지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금지돼 있다"면서 퇴거 근거를 밝혔다.

철도안전법 50조는 이러한 행위를 한 자를 퇴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전장연,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시위…승차 저지당해(종합2보)
전장연은 지난달 20일 지하철 시위를 중단한 지 13일 만인 이날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면서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한복을 입고 시위에 나선 박 대표와 전장연 회원들은 "우리는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 5분 이내로 안전하게 지하철을 타는 선전전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서울시도 조정안을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새해는 탐욕스러운 권력투쟁에 강요된 각자도생보다 권리를 향한 '연결과 관계의 공간'을 내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2일 오전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역사 내에서 선전전, 우동민 열사 추모식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장연 관계자는 "내일까지 (승강장 앞) 자리를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교통공사와 경찰이 전장연 회원들을 탑승을 막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용산소방서에 '사람이 넘어졌다'는 취지의 긴급출동 신고가 두 건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삼각지역 내 기동대 8개 부대를 투입했고, 오후에는 총 10개 부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장연,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시위…승차 저지당해(종합2보)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공사는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장연은 열차 운행 시위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강제 조정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전장연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오 시장은 같은 날 한 방송에서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일부터 무관용"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찰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로 출근길 지연을 초래한 전장연 회원 2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