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사와 철학, 미학을 두루 공부한 저자는 이미지와 테크놀러지, 미학과 정치 철학에 특히 관심을 두고 동시대 미술과 매체를 비평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미술잡지와 전시도록 등을 통해 발표한 평론들을 모아 정리한 평론집에서 저자는 미술 비평에 대해 미술사보다 현재적이어야 하고 미학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비평이라는 것은 '여기, 지금'을 규정하는 시공간적 조건을 당대의 미술을 참조해 끊임없이 되묻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그가 바라보는 '여기, 지금'의 모습은 모순되고 상충하는 가치가 뒤섞인 혼돈의 상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한 미술이 주목을 받지만 동시에 회화 같은 전통적인 미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관점을 요구하면서도 로컬의 가치를 추켜세우고, 유토피아일 것 같았던 미래는 환경 문제 등으로 디스토피아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책에는 지난 10여년간 이런 비평의 역할과 시공의 조건을 염두에 두고 살폈던 동시대 미술 작가와 작업에 대한 글이 실렸다.
임영주, 전소정, 남화연 등 비디오 매체를 활용하는 작가들부터 윤대희, 양유연, 문성식 등 회화작가들까지 '여기, 지금'의 다양한 작업을 살핀다.
35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