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장 "월지 유물 정리해 '시리즈 전시'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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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섭 관장 "다양한 연구 가능한 월지…'월지관' 개편도 시급"
"진정성 해치는 복제품 대신 고선사지 석탑 등으로 정원 꾸미고파"
국립경주박물관이 내년부터 경주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에서 나온 각종 유물과 연구 성과 등을 정리해 '시리즈 전시'를 준비한다.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월지"라며 "연내에 1차 계획서를 만들어 내년부터 기초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안압지'로 불렸던 월지는 신라 시대 동궁(東宮) 안에 있던 인공 연못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등에 따르면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 14년(674)에 큰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견된 약 3만 점의 유물 가운데 1천100여 점을 현재 '월지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불교 조각, 토기, 건축 부재, 동물 유체, 목관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며 "월지를 월지답게 제대로 연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간과 노력 측면에서 만만치 않을 이 작업은 사실 박물관 직원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잘 가꾸면 대단한 작품이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고 나선 것에 내가 숟가락 하나 놨을 뿐"이라고 웃었다.
함 관장은 월지가 박물관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단순히 유물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템을 고민하며 전시를 하고, 이를 연구 보고서로 내놓는 식으로 연구 역량을 키우고 활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일본 나라(奈良)현 도다이지(東大寺)에 있는 '문화재 보고' 쇼소인(정창원·正倉院) 전시를 언급하며 "기초 작업이 제대로 된다면 다양한 시리즈 전시도 가능할 것 같다.
매년 정해진 날짜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소 10개 정도 전시 주제가 마련된다면 연속 전시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함 관장은 "개관 이후 10년 정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월지관도 손을 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은데 접근성 측면에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경주 출신인 함 관장은 30년 내공의 박물관 '통'이다.
경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삼국시대 금속 장신구 분야를 전공한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개관전시팀장,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 국립대구박물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시대'를 연 핵심 주역이기도 하다.
함 관장은 경주에서 별도 보직 없이 학예직으로 근무했던 3년을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 떠올리며 "관장으로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동료들과 방향성을 그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특히 할 일이 많다.
함 관장은 "'천마'(天馬)라는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천마' 관련 유물을 한데 모으고 디지털 콘텐츠와 유물의 '만남'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도 말다래를 오랜만에 공개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안을 구상 중이다.
함 관장은 임기 중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박물관 정원 재정비를 꼽았다.
그는 "박물관 정원에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복제품이 있는데 국립박물관의 진정성을 해치는 사례"라며 "정말 중요한 유물 중 하나인 국보 고선사지 삼층석탑와 관련 유구, 유물을 옮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
"진정성 해치는 복제품 대신 고선사지 석탑 등으로 정원 꾸미고파"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월지"라며 "연내에 1차 계획서를 만들어 내년부터 기초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안압지'로 불렸던 월지는 신라 시대 동궁(東宮) 안에 있던 인공 연못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등에 따르면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 14년(674)에 큰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견된 약 3만 점의 유물 가운데 1천100여 점을 현재 '월지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불교 조각, 토기, 건축 부재, 동물 유체, 목관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며 "월지를 월지답게 제대로 연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간과 노력 측면에서 만만치 않을 이 작업은 사실 박물관 직원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함 관장은 "월지 관련 유물은 잘 가꾸면 대단한 작품이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고 나선 것에 내가 숟가락 하나 놨을 뿐"이라고 웃었다.

그는 "단순히 유물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템을 고민하며 전시를 하고, 이를 연구 보고서로 내놓는 식으로 연구 역량을 키우고 활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일본 나라(奈良)현 도다이지(東大寺)에 있는 '문화재 보고' 쇼소인(정창원·正倉院) 전시를 언급하며 "기초 작업이 제대로 된다면 다양한 시리즈 전시도 가능할 것 같다.
매년 정해진 날짜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소 10개 정도 전시 주제가 마련된다면 연속 전시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함 관장은 "개관 이후 10년 정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월지관도 손을 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은데 접근성 측면에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경주 출신인 함 관장은 30년 내공의 박물관 '통'이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시대'를 연 핵심 주역이기도 하다.
함 관장은 경주에서 별도 보직 없이 학예직으로 근무했던 3년을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 떠올리며 "관장으로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동료들과 방향성을 그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특히 할 일이 많다.
함 관장은 "'천마'(天馬)라는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천마' 관련 유물을 한데 모으고 디지털 콘텐츠와 유물의 '만남'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도 말다래를 오랜만에 공개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안을 구상 중이다.
함 관장은 임기 중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박물관 정원 재정비를 꼽았다.
그는 "박물관 정원에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복제품이 있는데 국립박물관의 진정성을 해치는 사례"라며 "정말 중요한 유물 중 하나인 국보 고선사지 삼층석탑와 관련 유구, 유물을 옮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