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조선 노동조합은 호주가 미국·영국과 새로 체결한 오커스(AUKUS) 안보동맹에 따라 2030년대에 도입 예정인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기술인력을 양성하려면 우선 디젤 잠수함 건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호주 조선업 노조 "인력 양성 위해 디젤잠수함 건조해야"
23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제조업노동자조합(AMWU)은 이날 자체 보고서를 통해 호주 정부가 당장 디젤 잠수함 6척을 발주하지 않는다면 10년 뒤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정부는 작년 9월 오커스 동맹을 발표하면서 2016년 프랑스와 체결한 900억 호주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공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호주 해군이 현재 보유한 구형 콜린스급 잠수함을 핵 잠수함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기술자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노조에 의해 제기됐다.

AMWU의 보고서는 이런 기술자 공백을 막기 위해 현행 함대의 개선과 함께 신형 디젤 잠수함의 건조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AMWU 관계자는 "신형 디젤 잠수함 6대의 건조 작업을 통해 기술자 1천140명을 양성할 수 있다"면서 "이들은 10년 뒤 오커스 동맹에 의해 도입될 핵 잠수함 8대를 만드는 데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MWU는 호주 정부가 시간과 비용 문제로 오커스 핵 잠수함을 호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호주 잠수함 제조업계는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AMWU는 최근 호주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 이상이 비용이 더 들어도 호주 국내에서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