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진전·사실상 성공' 평가…핵실험 수순밟기 분석도
尹 "연합방위태세·확장억제 강화" 지시…군, F-35A 동원 TEL 타격훈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재발사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분석,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와 한미일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추진 등 강력한 대응이 예상된다.
군은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시위에 처음 동원, 북한의 미사일 이동식발사대(TEL)를 타격하는 훈련으로 즉각 대응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1천km, 고도 약 6천100km, 속도 약 마하 22(음속의 22배)로 탐지됐다.
순안비행장 인근 TEL에서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보름 전인 지난 3일 쏜 '화성-17형'과 같은 기종으로 알려졌다.
군이 탐지한 ICBM의 최고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 낙하지점 등을 고려하면 사거리가 1만5천㎞에 이르러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탄두부에 다탄두를 탑재하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 공격할 수도 있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취재진에 "이번 ICBM급 탄도미사일의 비행 궤도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탄두와 중량 등에 따라 사거리가 1만5천㎞를 넘을 수 있으며 이 경우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17형이 2020년 10월 처음 공개된 이후 이번과 같은 성능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라"며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해 이날 오후 북한 TEL 타격훈련을 하고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을 했다.
공군 F-35A가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정밀유도폭탄(GBU-12)으로 북한의 TEL을 가정한 모의표적을 타격했다.
이는 스텔스 전투기가 목표물에 은밀히 접근해 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에는 한국 공군의 F-35A 4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투입됐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 한국과 일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한일 북핵 수석대표들은 유선협의를 통해 북한의 ICBM 발사에 유엔 안보리가 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 국방부가 미사일대응정책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ICBM을 발사해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에 따라 조만간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ICBM과 핵실험 등 전략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외무상은 전날 공개 담화를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담화 후 1시간 40분만에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이튿날에는 ICBM 전략 도발로 미국까지 겨냥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35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25번째 미사일 발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