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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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상장사 실적이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삼중고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1~2분기까지는 대외 악재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원자재 가격·인건비·이자 비용 상승 등 여러 악재가 3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반도체업체의 실적 부진은 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감소의 핵심 원인 중 하나였다. 3분기 유가증권시장의 영업이익(연결 실적 기준)은 작년 3분기 대비 13조8355억원 줄었는데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분만 7조4817억원이다. 전체의 54.07%에 해당한다. 한국전력이 유가 급등 등으로 올해 3분기에 설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30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도 3분기 상장사 실적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3高 악재에 상장사 '어닝쇼크'…"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둔화"
철강 화학 건설 등 다른 국내 주요 산업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 17개 업종 중 건설업(-19.07%) 운수장비(-24.52%) 철강금속(-60.95%) 화학(-12.70%) 전기가스업(적자 지속) 전기전자(-32.26%) 등 6개 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상태를 지속했다. 운수창고업 유통업 섬유의복 서비스업 등 11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영업이익 감소와 유동성 악화 등으로 기업 재무상태도 나빠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0.09%로 작년 말 대비 3.70%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부채비율 역시 작년 말보다 1.92%포인트 상승한 108.68%로 집계됐다.

전체적인 이익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태양광, 방산 업종 등의 업체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1.5% 증가했고 에코프로비엠(247.7%) 포스코케미칼(159.9%) 엘앤에프(629.7%) 현대로템(301.8%) 한화솔루션(95.3%) 등도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4분기는 물론 내년 기업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27곳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이날 현재 36조5542억원으로 예상됐다. 1개월 전의 40조8958억원에 비해 10.6% 감소한 수치다. 이들 기업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43조5546억원이었다. 올 4분기에도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반도체 업황은 내년 1~2분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 이익도 내년 2분기 정도까지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조달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올해 대비 7~8% 정도 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수요가 살아나야 우리 기업의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려면 금리 인상이 완료돼야 하고, 인플레이션 영향도 줄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022년 3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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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