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면담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최종적으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 CEO들과 접촉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14일 발리에서 열린 B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윤 대통령과 머스크 CEO 간 만남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머스크가 당초 예정됐던 B20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면서 두 사람 간 만남이 취소됐다. 갑작스러운 참석 취소에 B20 정상회의를 주도한 인도네시아 경제계도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머스크 CEO의 기조연설은 화상 연설로 대체됐다.

머스크는 발리 방문을 취소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최근 인수한 트위터 합병 후 통합(PMI) 작업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60조원) 규모 트위터 인수를 지난달 완료한 직후 트위터에선 대량 직원 해고와 광고주 이탈 등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화상 연설에서 “최근 제 작업량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를 잇따라 창업한 머스크 CEO의 기업가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측도 중국 시장의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가급적 다양한 기업인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며 “머스크 CEO와의 만남도 언제든지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B20 정상회의 참석 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현지 기업인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발리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진출 기업인 11명을 만난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앞서 섬유, 봉제 등 인도네시아 시장을 개척해온 기업인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발리=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