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서 누출 사고로 10여명 병원 이송…"관리 철저" 당부

지난해 7월부터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전국의 교육기관에서 수은이 함유된 기자재를 모두 폐기해야 하지만 이를 처리할 전문업체가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4일 오전 11시 34분께 부산 사상구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액체 수은 10㎖가량이 누출돼 교사 3명과 학생 10명 등 1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과학 준비실에서 보관 중이던 기자재를 정리하던 과정에서 수은기압계가 파손돼 수은이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상인 백색 금속으로, 대기 중 수은이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 인지·운동 능력 장애 등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이다.

부산에서 수은 함유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는 초중고를 포함한 교육기관은 모두 541곳으로 주로 수은온도계, 수은기압계, 수은체온계 등을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실제 수은 함유 기자재를 폐기한 곳은 47곳에 그쳐 폐기율이 8.6%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적으로 수은 함유 기자재를 처리할 수 있는 전문업체가 1곳밖에 없어 폐기 처리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유해 물질인 수은은 특성상 전문업체에서 수거해 폐기해야 하는데, 업체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향후 3년에 걸쳐 수은이 함유된 기자재를 폐기할 계획으로, 각 교육기관에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당장 내년에 9억원을 들여 교육기관 등에서 보유한 수은 함유 기자재를 순차적으로 폐기할 예정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수은 함유 기자재를 폐기할 수 있는 전문업체가 1곳밖에 없어 환경부에도 대책을 요청한 상태"라며 "각 학교에서 폐기할 때까지 수은 함유 기자재를 더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