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닷새간 '비질런트 스톰' 실시…96시간 논스톱 출격
美 F-35B 국내 첫 착륙·호주도 급유기 참여…KAOC서 1천600여회 출격 운영·통제
F-35A·F-35B 등 한미 군용기 240여대 출격…대북 '경고장'
전시를 대비해 한국과 미국 군용기 240여 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한반도 상공에서 펼쳐진다.

북한이 중국 당대회가 마무리된 이후 내달 8일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군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미 7공군사령부와 연합공중훈련을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한미 공군은 이 기간에 약 96시간에 걸쳐 공격편대군, 방어제공, 긴급 항공차단 등 주요 항공작전 임무를 중단없이 수행하면서 전시 작전 절차를 숙달하고 지속작전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우리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와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240여 대가 참여한다.

호주 공군도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동참해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투입한다.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한다.

지난 7월 F-35A 출격에 이어 9월 23일∼10월 8일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3천t급) 전개 등 미 전략자산이 잇따라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으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적시·조율된 방식의 전략자산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방해하는 등 방공망을 초토화하는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의 한반도 전개 역시 이례적이다.
F-35A·F-35B 등 한미 군용기 240여대 출격…대북 '경고장'
한미 전력이 총 1천600여 소티(출격 횟수)를 수행하는 동안 전시 항공작전을 지휘하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연합전력을 실시간으로 운영·통제하며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한다.

5세대 전력 간 상호운용성 및 기존 4세대 전력과의 통합운용 능력 제고, 호주 공군의 공중급유기와 우리 전투기 간 공중급유 훈련으로 연합 공중급유 능력 향상도 이번 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아울러 한미연합 기지방호·대테러 훈련, 전시 군수 지속지원 능력 검증훈련, 최대무장 장착훈련, 활주로 피해복구훈련 등도 부대별로 시행한다.

한국과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북한이 2017년 9월 6차 핵실험과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잇달아 대형 도발에 나서자 그해 12월 B-1B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양국 군용기 260여 대를 한반도 상공에 동원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됐고 최근 9·19 군사합의 연속 위반 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것으로 한미가 현 상황을 2017년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 공군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대응할 수 있는 연합 공군의 강력한 항공작전 능력을 투사해 공중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전시 항공작전 절차에 숙달하기 위해 2015년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란 명칭으로 이 훈련을 처음 시행했다.

2018년부터는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CFTE)이라는 명칭으로 바꿨다.

올해부터는 전략·전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훈련 규모를 확대하고 명칭을 비질런트 스톰으로 변경했다.

2018년엔 한국 공군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의 한미 공군훈련만 열렸고 2019년엔 아예 훈련이 시행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 시기 축소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