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심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미국 세레스 테라퓨틱스는 FDA가 ‘SER-109’에 대한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서(BLA)를 수락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세레스의 주가는 약 14% 급등했다.

SER-109는 클로스트리듐디피실리감염증(CDI)을 적응증으로 하는 세레스의 먹는(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앞서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인 ‘레비요타’는 FDA 산하 백신 및 관련 생물학제제 자문위원회(VRBPAC)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았다. 레비요타의 적응증 역시 클로스트리디움디피실 감염증(CDI)이다. 개발사인 리바이오틱스는 2018년 스위스 페링 파마슈티컬에 인수됐다.

레비요타는 분변이식술(FMT)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SER-109와 다르다. 그간 클로스트리디움디피실 감염증에는 약물 치료 외에 FMT 시술도 이뤄져왔다. 약물 치료로 체내에 부족해진 미생물을 건강한 분변에서 채출해 환자에 이식하는 치료다. 레비요타는 이를 의약품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클로스트리듐디피실리 감염증은 항생제 등 약물의 복용으로 인해 클로스트리디움디피실균이 장에서 과잉 증식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가장 치료가 시급한 3대 박테리아 관련 질환 중 하나로 클로스트리듐디피실리 감염증을 지목했다. 미국에서 매년 약 17만명이 이 질환을 겪는 것으로 세레스는 추산하고 있다.

SER-109는 장내 미생물군인 후벽군(피르미쿠트)의 포자로 구성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세레스는 BLA와 함께 SER-109의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했다. 성인 환자 182명 대상 다기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다.

1차 평가지표는 치료 8주 및 24주차의 재발률이었다. 8주차 SER-109 투약군의 재발률은 12%로 위약군의 40% 대비 적게 나타났다. 24주차에도 SER-109 투약군의 재발률은 21%로 위약군의 47% 대비 낮았다. 또 SER-109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처방의약품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른 FDA의 SER-109 허가여부 결정일은 내년 4월26일이다. FDA의 허가와 함께 바로 출시한다는 게 세레스의 계획이다. 이를 위한 상업화 작업도 완료했다. 지난해 7월 세레스는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SER-109의 북미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고바이오랩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GEN-001’을 보유했다. 지난달 26일 GEN-001의 담도암 임상 2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고바이오랩은 건선 치료제 ‘KBLP-001’로 미국과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 에이투젠의 최대주주가 됐다. CJ제일제당의 천랩 인수로 탄생한 CJ 바이오사이언스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