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인보사)’ 영토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3년5개월을 끌어온 주식거래정지 족쇄가 풀리면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오롱티슈진 상장 유지 결정을 내렸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무릎 관절염 환자 대상 TG-C 임상 3상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무릎 외 다른 부위로 치료 영역(적응증)을 넓히는 데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코오롱, 인보사 임상 가속…"5년내 美 허가"

美 임상 3상 ‘속도전’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 TG-C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해 이달까지 150여 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마쳤다. 2018년 10월 첫 환자 등록 이후 이듬해 5월 임상 중단 때까지 8개월 동안 11명 투약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속도전’이다. TG-C는 주요 성분 중 하나가 애초 임상 승인을 받은 물질이 아닌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미국 임상이 중단됐었다. 국내에서는 판매 허가가 취소됐다.

코오롱티슈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목표 인원인 1020명에 대한 투약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한성수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무릎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TG-C 미국 임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임상 실무를 수행하는 임상수탁기관(CRO) 직원뿐만 아니라 코오롱티슈진 현지 직원까지 환자 모집에 올인하다시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중단에 따른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TG-C 임상 3상은 대상자를 진짜 약과 가짜 약 투여군으로 나눠 효능을 비교한다. 환자는 물론 연구진도 대상자가 어느 군에 속하는지 모른 채 임상이 진행되는 이중맹검 방식이다. 1020명 중 680명에게 진짜 약, 나머지에겐 가짜 약이 투여된다. 임상은 관찰 기간(2년)을 포함해 2025년 상반기에 모두 종료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임상 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 2027년께 품목 허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고관절 임상도 곧 시작”

TG-C의 적응증 확장도 추진한다. 이미 고관절 골관절염 치료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허가를 받았다. 고관절과 무릎의 관절 구조가 비슷해 임상 1상을 건너뛰어도 된다는 게 FDA의 판단이었다. 255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조만간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 준비를 마무리하고 임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고관절 임상 2상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TG-C 플랫폼을 다양한 관절 부위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척추와 어깨 질환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적응증 확대와 대규모 임상 진행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코오롱은 내년 4월까지 3000만달러(약 430억원)를 코오롱티슈진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릎 관절염 대상 임상 3상 비용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최근 2년간 사재 102억원을 코오롱티슈진에 투자했다.

한 대표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상업화에 성공해 TG-C의 가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거래 재개 첫날인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