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당 평균 열매 120개·건전한 열매는 92개

기후변화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한라산 구상나무가 올해 풍성한 열매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봄부터 최근까지 한라산 구상나무의 열매 결실량을 조사한 결과 구상나무 한 그루에 평균 120.2개가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병해충이나 환경적 요인 등으로 피해를 본 열매를 제외한 '건전한 열매'는 구상나무 한 그루당 평균 91.8개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구상나무 한 그루당 '건전한 열매' 평균 개수는 왕관릉 일대가 197.1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큰두레왓 일대 117.1개, 방애오름 일대 106.5개, 영실 75.6개, 백록샘 51.2, 성판악 일대 39.3개였다.

윗세오름은 평균 31.4개로 가장 낮아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또 한라산 구상나무의 품종별 '건전한 열매' 비율은 기본구상나무가 81.5%, 푸른구상나무는 70.1%, 붉은구상나무는 74.1%, 검은구상나무는 87.9%로 나타나 품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건전한 열매'의 형질은 평균 무게 21.7g, 길이 67.7㎜, 둘레 25.5㎜로 조사됐다.

신창훈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점차 개체 수 및 면적이 감소하는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구상나무의 열매 결실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므로 결실 주기와 특성을 밝히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에는 개화 시기인 봄철에 한라산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이상기후로 결실된 열매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라산 구상나무 열매 결실량 조사에 돌입했다.

올해의 경우 한라산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구상나무 자생지에서 총 100그루를 조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