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교실 철회" 대전 용산초 학생 210명 등교 거부
조립식 건물인 '모듈러 교실' 설치 계획에 반발하는 대전 유성구 용산초 학부모들이 17일부터 무기한으로 자녀들의 등교 거부에 들어갔다.

용산초 모듈러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이날 등교 거부 인원은 재학생 383명 가운데 210명(54.8%)이다.

원래 등교하기로 했던 6학년을 제외하면 300명 가운데 210명으로, 이는 사실상 70%가 등교 거부에 참여한 것이다.

비대위 측은 오는 19일 오후 8시 용산초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용산초 건축물 증축과 인근 학교로 분산 배치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380여명이 다니는 현 용산초에 1천200명의 아이를 모듈러 교실과 함께 밀어 넣어 과밀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듈러 교실은 규격화한 건물을 완성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설치하는 형태로 돼 있다.

애초 택지개발업체는 용산초 인근 용산지구에 내년 4월 입주 예정인 3천5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학교·유치원 용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은 '예상 학생 수가 480여명 정도여서 인근 학교를 증축해 수용하면 가능하다'며 대전시와 협의를 거쳐 초등학교 용지를 반납했다.

"모듈러 교실 철회" 대전 용산초 학생 210명 등교 거부
비대위는 교육 당국의 예측과는 달리 내년 2학기부터 학교에 다닐 것으로 예상되는 1·3블록 입주예정자 자녀 수만 780여명에 달하고, 2·4블록 입주예정자 1천 가구마저 들어오면 대략 200~300여 명의 아이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용산초에 '초과밀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듈러 교실 설치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대전시의회 본회의에서 용산초 모듈러 설치 예산안이 통과됐고, 교육청은 이달 중 모듈러 설치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용산초 구성원들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모듈러 설치를 반대하는데 왜 모듈러 설치를 강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청 측과 공개 토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