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비행 드론 솔루션 스타트업 니어스랩의 최재혁 대표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5년 친구인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니어스랩을 창업했다. 드론으로 다양한 산업과 일상생활의 새로운 혁신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항공 기업이라기보다는 데이터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인공위성에 비유를 많이 합니다. 인공위성이 처음 우주로 나가면서 '구글 맵'도 나오고 내비게이션도 나오고 한 것처럼 우리는 지구 가까이에서 드론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새로운 데이터를 얻어보려 하죠."
"매출 90%는 해외시장에서 나온다"
최 대표는 "매출의 90% 정도가 해외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풍력 발전기뿐만 아니라 영종대교와 같은 큰 교량이나 댐, 통신기지국 같은 설비들의 점검을 수행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찾은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전략이다."드론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군 보병들이 정찰을 해야 하는데 드론이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물류창고에서도 사람들이 재고 관리를 하는데 드론을 활용하면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물류창고에서 드론을 날리려면 실내 비행을 위한 기술을 더 고도화해야 하는데 이런 쪽에도 특화하려고 하고 있죠."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실외에서는 GPS 신호에 많이 의존하는데 실내에서 드론을 정확히 날리려면 GPS 없이도 할 수 있는 비행 제어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된다"며 "일반적으로 라이더 기반으로 많이 하는데 니어스랩은 영상을 기반으로 장애물과 내가 봐야 되는 대상과 환경을 인식하면서 내 위치를 파악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의 풍력 발전기 점검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최 대표는 "풍력 발전기는 법적인 규정이 따로 없지만 교량, 댐 등은 0.3㎜ 크랙(실금)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니어스랩은 이 정도 크랙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0.3mm 크랙도 잡아낸다"
일반적인 풍력 발전 블레이드(날개) 길이가 50~100m 정도인데, 니어스랩이 촬영한 사진에서 모기를 잡아내기도 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모기 다리 6개가 모두 보이더라고요. 재미있어서 저희 팀원들끼리 공유하기도 했습니다.”최 대표는 "5000만 화소 카메라로 근접 촬영을 해서 스캔을 하고 있다"며 "기존에 사람이 밧줄 타고 올라가서 보던 것보다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풍력 발전기 1개당 많게는 1000장 정도의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촬영된 사진은 모두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되고, 과거에 촬영한 사진들과 비교한 뒤에 변화가 감지되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과 추이 등을 살펴보면서 시설 보수 등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다섯 살 때부터 우주를 동경한 소년
최 대표는 어릴 적부터 우주를 동경한 소년이었다. 다섯 살 때 미국 나사 박물관을 방문한 이후 막연히 하늘이 좋아졌고 우주 왕복선, 화성 로봇 등이 꿈 한쪽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KAIST 학·석사를 마친 뒤 두산중공업에서 원자력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대학원과 회사 생활에서 엔지니어로서 목마름을 느꼈다.정 CTO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한국과학영재학교(옛 부산과학고), KAIST 학·석사를 모두 같이 했다. 정 CTO는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수출 기업인 쎄트랙아이에서 일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풍력 점검 시장이 연간 2조~3조원 규모이고, 드론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10% 정도라고 보고 있다"며 "풍력 발전기 점검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지구 가까이 '니어 어스'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드론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명을 니어스랩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대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대전 연구소는 창고형 건물로 안에서 실내 비행 테스트 등도 이뤄지고,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 모형 등을 갖다 놓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AIST와 협업도 하고 있다.
"지구 안에서 인공위성 역할 할 것"
니어스랩은 직접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 고객사를 교육하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저희가 파일럿이라고 불러요. 현장으로 가서 직접 날리는 경우도 있고요. 'DJI 매빅' 같은 그런 제품들은 고객사에 찾아가 교육을 하고 오기도 하고요. 찍은 사진들은 다 저희 서버로 올라옵니다. 현재 75% 정도는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나중에는 다들 주머니에서 그냥 드론 꺼내서 필요할 때 바로바로 날리는 방식이 될 겁니다."최 대표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단순히 풍력 발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개인들이 아니면 뭐 일반 회사들이 드론 하나씩 갖고 있고 솔루션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어스랩은 올 상반기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누적 투자액은 300억원 이상이다. 국내 드론 업계 최대 투자 금액이다.
최 대표는 니어스랩은 '21세기의 인공위성' 같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공위성이 우주 밖에서 했다고 하면 드론은 니어 어스에서 지구 가까이에서 훨씬 더 많은 공간들에서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 한가지 더
건물 옥상에 드론장 설치한 회사
니어스랩 본사 주소는 '서울 강남구 논현로 417'입니다. 역삼역 인근의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건물 옥상에는 니어스랩이 드론 솔루션 개발을 위해 설치한 '드론장'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비행 알고리즘을 시현하기 위해 드론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뒤 이곳에서 시험 운행한다고 합니다.
[영상1] 아래는 산업용 드론을 날리는 장면을 찍은 것입니다.
[영상2] 아래는 일반 드론을 아이패드와 연결해 니어스랩 솔루션을 통해 비행하고 있는 영상입니다.
최 대표는 "사내에 드론 비행장을 갖춘 뒤로 멀리 현장에 나가 실험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솔루션을 확인하기 위해 적게는 수일씩, 많게는 일주일 이상 걸렸던 것들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