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왼쪽), 아이폰14 프로. 배성수 기자
아이폰14(왼쪽), 아이폰14 프로. 배성수 기자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국내 출시한 지난 7일부터 10일가량 써봤다. 애플코리아로부터 대여한 신제품은 일반, 프리미엄 라인업의 대표 격인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다. 애플은 일반 라인업으로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플러스를, 프리미엄으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를 구성했다.

두 제품 중 돋보이는 제품은 단연 아이폰14 프로다. 우선 외관부터 다르다. 기존 아이폰과 달리 전면 카메라 소위 'M자 탈모'로 불렸던 노치가 아닌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다. 화면 상단에 움푹 파인 테두리 디자인이 아닌 물방울 모양의 카메라 홀이 생긴 것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에 펀치홀을, 애플은 노치를 대표 디자인으로 앞세워 왔다.

애플은 '다이내믹 아일랜드'라 명명한 펀치홀은 일반 펀치홀과 달리 작동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다. 알림과 경고, 앱 사용 현황 등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예컨대 음악 앱을 실행하다가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다이내믹 아일랜드에서 앱이 표시되면서 홈 화면이 켜진다. 만약 두 개의 앱을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두 개의 분할도 가능하다.

다만 아직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쓸 수 있는 앱이 적다는 건 아쉬움이 남는 요소다. 애플이 직접 만든 앱이나 일부 앱에서만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이 실행됐다. 기본 앱 중 하나인 메시지 기능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활용할 수 없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제외하고 디자인 측면에서 6.1형의 크기 화면과 측면 메탈 소재는 전작과 사실상 동일하다.
다이내믹 아일랜드 구동 모습. 애플 제공
다이내믹 아일랜드 구동 모습. 애플 제공
아이폰14 프로가 전작과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최신 제품인 A16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했다. 벤치마크5로 제품 성능을 테스트해 본 결과 싱글코어 점수는 1870점, 멀티코어 점수는 5450점으로 나타났다. 전작 대비 각각 150점, 900점가량 오른 수치다. 원신과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게임을 상당히 오랜 시간 구동했음에도 큰 발열은 없었다. 120Hz(헤르츠) 화면 주사율도 특징이다. 애플 측은 "전작 A15 바이오닉 칩 대비 전력을 20% 적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향상된 AP와 함께 달라진 점은 카메라다. 애플 아이폰 중 최초로 4800만 화소 후면 메인 카메라를 탑재했다. 특히 야간 촬영 부분에서 진일보한 느낌이었다. 4개의 픽셀을 묶어 하나처럼 쓸 수 있는 쿼드 픽셀 센서를 갖춰 4800만 화소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 외에도 AOD(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본 화면으로 AOD를 지속 실행시켜본 결과 배터리는 1시간에 1% 채 닳지 않았다.

일반 모델인 아이폰14는 배터리 용량이 소폭 늘었다는 점 외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총평이다. 화면 크기는 물론 A15 바이오닉 칩셋을 동일하게 탑재해서다. GPU 코어가 5개로 늘어나긴 했지만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웠다. 노치 디자인 역시 그대로 계승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대부분 부드러운 스크롤을 지원하는 120Hz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60Hz는 다소 어색하다.

프로 모델과 일반 모델의 성능 차이가 확실한 만큼 '급 나누기' 전략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국내에 아이폰14 시리즈가 출시된 이후 프로 모델에 대한 수요가 월등하게 높다는 한 통신사 관계자의 분석이 수긍이 갈 정도다. 아이폰13 시리즈를 썼던 이용자라면 아이폰14 모델은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아이폰14 125만원, 아이폰14플러스 135만원, 아이폰14프로 155만원, 아이폰14프로맥스 175만원부터 시작한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