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족 약혼식·황제의 갑옷·사랑스런 공주…화려한 걸작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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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600년'
주요 작품들 미리보기
초상·철갑옷·무기·공예품까지
96점 작품이 한국 관람객 찾아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그린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눈길
막시밀리안 1세의 강철 갑옷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초상화
얀 브뤼헐 1세의 '파란 꽃병' 등
귀중한 작품들 '역대급'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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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드레스를 입은 사랑스러운 공주

벨라스케스는 공주와 정혼한 열한 살 연상의 외삼촌 레오폴트 1세에게 공주가 성장하는 모습을 초상으로 그려 보냈다고 한다. 그리기 까다로운 드레스의 레이스와 주름의 질감을 벨라스케스만의 노련한 색채 기술로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벨라스케스는 스케치에 공들이기보다 대강 형상만 잡은 뒤 붓놀림을 다양한 두께와 농도로 사용하곤 했다. 이 작품도 벨라스케스의 화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갑옷 등 소장품으로 엿보는 왕족의 생활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로 유명한 마리아 테레지아의 초상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작이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여왕으로 꼽힌다. 빼어난 미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일한 여성 통치자로서 왕가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평생을 바쳤기 때문이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초상화에는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녀가 가장 아꼈던 딸 ‘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의 약혼 축하연’을 담은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궁정 축하연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그림이다. 당시 마리아 테레지아는 남편의 상중이라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대신과 황실 시종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다.
정물화의 대가가 그린 꽃병

16세기 베네치아의 예술가 사이에서 유행하던 주제였던 동방박사도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베로네세(파올로 칼리아리)의 ‘동방박사의 경배’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를 처음으로 경배한 세 명의 동방박사를 그렸다. 이들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값비싼 직물로 만든 의복과 선물을 바치고 있다. 동양풍의 의복과 이들이 타고 온 낙타는 동방박사들이 멀리서 왔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베로네세의 후기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어둡고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를 이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