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형상화한 모자이크 벽화는 북한 전역에 대규모로 설치돼 왔으나, 김 위원장의 모자이크 벽화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 10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역대 최고지도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라섰음을 알리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모자이크 벽화는 조선중앙TV의 12일자 연포온실농장 준공식 보도에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북한군 장병과 주민들 뒤로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온실농장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는 장면을 형상화한 대형 벽화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연포온실농장은 김 위원장의 지시로 연포비행장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건설된 대규모 채소 재배용 온실로, 김 위원장은 착공식과 준공식에 모두 참석했다.

착공식 당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기념 삽질을 마치고 힘에 겨운지 숨을 헐떡였고,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그러나 벽화는 검정 코트를 걸치고 양손으로 삽을 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여유롭게 표현했다.
실제 착공식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삽질했지만, 벽화에서는 사라진 인물도 있다.
본래 김 위원장과 김명식(김 위원장 왼쪽) 해군사령관 사이에는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가 있었지만, 벽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조용원 조직비서는 지난 10일 열린 준공식에서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준공사를 했을 정도로 신임을 받는 인물이지만, 최고지도자를 부각하기 위해 '없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주변 인물은 생략하고 김 위원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며 "김 위원장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쳐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집권 10년이 됐기 때문에 정치·경제·군사 등 모든 면에서 김일성·김정일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벽화의 의의를 평가했다.
북한에서 모자이크 벽화는 '쪽무이 그림'으로 불리며 1천200℃에서 구워낸 색유리와 타일 또는 가공된 천연석에다 그림을 그려 붙이는 방법으로 제작된다.
2000년대 초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선전·선동 목적의 모자이크 벽화가 북한 전역에 대규모로 설치됐으며, 김일성 주석의 웃는 모습을 그린 '김일성 벽화'나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함께 담은 그림이 주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