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유통 온상 유흥업소 대상…경찰·소방·구청 등 51명 투입
경찰 "마약 안방까지 침투…유관기관과 협력해 단속활동 지속"
"뭐야? 뭐 터졌어?"
7일 오후 10시 15분,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의 유흥업소 밀집 골목.
한 클럽에 경찰과 소방관 등 여러 명이 일시에 진입하자 근처에서 '불금'을 즐기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클럽 입구 주변을 에워싸며 웅성거렸다.

"이따 여기 가려 했는데 무슨 일이지?"라며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범죄인가 혹시 마약?"이라며 호기심을 드러내는 반응도 있었다.

이날 클럽에 들이닥친 이들은 서초경찰서와 서초소방서, 서초구청, 서울시청 직원 등 총 51명으로 구성된 합동 마약 단속반이다.

이들은 이날 하루 관내 대형 클럽 4곳을 불시 단속했다.

김한곤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단속 시작 전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공터에서 단속반을 4개 조로 나눈 뒤 조별로 작전을 지시했다.

김 과장은 "최근 3개월 동안 클럽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관련 신고가 종종 접수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효율적 단속을 위해 각 조는 점검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초경찰서는 최근 관내 클럽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이 유통되고 클럽 영업 직원도 여기에 관여하는 등의 제보를 다수 확보했다.

'던지기'란 특정 장소에 마약을 미리 놔두고 구매자가 찾아가게 하는 비대면 거래 방식이다.

경찰은 아울러 클럽에서 배출된 쓰레기 등을 확인해 실제 마약류 투약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하고서 이번 단속에 나섰다.

단속반이 차례로 클럽 내부로 들어가자 입구를 지키고 선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터줬다.

평소 위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체념한 듯 시선을 피하는 경호원도 있었다.

단속이 시작되자 내부는 일순간 어수선해졌다.

일부 손님은 뒤를 돌아보며 도망치듯 클럽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자정을 넘겨 2시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단속에서 실제 마약 유통이나 투약 등의 불법 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

단속반은 이날 마약 범죄 외에도 불법 카메라 설치 및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 안전시설 관리 상태 등도 함께 점검했다.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직원들은 카메라 탐지기로 클럽 여자 화장실 내부를 구석구석 확인한 뒤 불법 촬영 금지 홍보 스티커를 부착했다.

다행히 불법 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소화전 등을 점검하는 한편 비상 출구를 물품으로 막아둔 일부 클럽을 계도했다.

서초경찰서는 마약 관련 범죄와 신고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내 클럽에 대한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한곤 과장은 "최근 마약이 우리 가정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유관 기관과 협력해 앞으로도 마약 범죄의 온상인 유흥업소를 지속해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