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선관위원장, '대선 소쿠리 투표' 사과…"참으로 송구"
선관위 사무총장, '편향' 與지적에 "국민 눈높이 맞지않아 송구"(종합)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관위 대상 국정감사에 참석해 20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국감장에 출석해 인사말에서 "취임과 동시에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에서 비롯된 위기 상황을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인식했다"며 "공정하고 흠 없는 지방선거 관리를 위해 나름 최선 다했고, 미흡하지만 6·1 지방선거를 큰 잘못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과정에서 국민께 불편과 혼란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여기 계신 위원분들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른바 '소쿠리 투표'로 불리는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함 부실관리 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노정희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6·1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 공식 취임했다.

노 위원장은 "현재 선관위 위원과 직원 모두와 함께 선거제도는 물론 인사정책, 조직개편까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전사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례가 발생해 불신과 오해의 단초가 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반성하며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노 위원장은 앞으로 선관위가 사회 변화에 발맞춰 정보통신기술 도입과 투개표 방식의 친환경성 강화, 장애인 참정권 보장 등을 위해 제도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엄정한 정치 중립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일정상의 문제로 인사말을 마치고 국감장을 이석했다.

노 위원장을 대신해 감사에 임한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도 "국민과 선거관계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점을 다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제기한 선관위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선관위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독려 현수막에 적힌 '내로남불'이란 문구가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며 금지했지만, 지난 대선 당시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는 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무줄 잣대', '부러진 저울'이 선관위의 현주소"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박 사무총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다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선거 제도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인사(혁신)도 검토하고 있다"며 "선거 전체를 살펴 제대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을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